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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 당분간 5%대"…연간전망 3.1%서 단숨에 4.5%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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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2개월 연속 인상 ◆

매일경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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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불과 한 달 만에 이례적으로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화당국의 고민대로 물가 급등세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며 치솟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나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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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 오른 4.5%로 크게 높여 잡았다. 2008년 7월에 전망한 4.8%(2008년 전망치) 이후 13년10개월 만에 물가 전망치로는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향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전 세계 공급 차질 심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를 꼽았다. 특히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은 물가 오름세 장기화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총재는 "유가는 (물가 상승에) 기여하는 부분이 낮아지더라도 지금 국제 곡물 가격이 굉장히 올라가고 있고, 곡물 가격은 한 번 올라가면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면서 "곡물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식료품과 관련된 여러 품목의 물가도 올라 내년 초에도 물가상승률이 4%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심리도 매우 강하다는 점이 문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3.3%로 집계되며, 2012년 10월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이 총재도 "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이 우려되지만 현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정책 대응을 실기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크게 확산되고, 그 결과 실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실질임금이 낮아지면서 취약계층이 훨씬 더 중장기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 상방과 하방 위험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비춰보면 성장보다는 물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예상되므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중립금리 수준으로 현재 금리를 수렴하는 게 우선"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통화정책 운용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원론적 의미였다"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가능성을 낮췄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7월 이후로 미뤄졌다. 미국이 6월과 7월에 두 번 연속 빅스텝을 하더라도 한은 금통위가 다음 회의가 열리는 7월에 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 총재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 "환율이 올라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주요 통화가 겪는 공통된 현상이며 안심스러운 것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많이 낮아진 반면 채권 투자는 소폭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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