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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키움증권, 올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주가 방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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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올해 자사주 총 788억원 매입 계획…"소각 계획 아직 없어"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키움증권이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48억4천만원 규모의 자사주(보통주 40만주)를 매입하겠다고 지난 19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이는 키움증권 총발행주식수의 약 1.38% 수준이며, 3개월간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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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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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현재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에 따른다. 키움증권 주가는 지난 12일 장 중 8만2천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22.7%가량 빠진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자 지난 20일 주가가 5.35% 오르며 9만원대를 회복, 9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던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1월 439억5천만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한 이후 3개월에 걸쳐 해당 물량을 전부 사들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5천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는 일평균 거래대금(9조원)은 간신히 넘는 수준이지만,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는 올해 평균 거래대금인 14~15조원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실제 키증권은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6% 감소한 2천132억원으로 나타났다. 분기순이익도 47.11% 줄어든 1천411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급등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실적 악화가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주가는 작년 1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장기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은 키움증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것이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진이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통상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 주가 상승을 유발하는 호재로 인식된다. 경영진이 직접 주가 관리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PER은 4배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상태에 있다.

다만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긴 어렵다. 실제 키움증권이 지난 1월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이후 장내매수에 나선 기간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월 3일(종가 9만2천400원)부터 지난 2일(9만3천300원)까지 1% 남짓한 변동 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다음 자사주 매입 발표 전까지는 10.83%나 하락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도 주가가 높다고 판단하진 않았는데, 어려운 시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저평가 구간에 놓여 있다고 판단됐다"면서도 "아직까지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기업금융(IB) 사업 부문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수익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IB 부문의 조직 개편·확대와 인력 충원, 자회사 투자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영업순수익 확대로 이어지면서 수익 기반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받았다. 이에 따라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 대비 200% 이내로 확대되고, 기업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진다. 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전담중개업무 등이 허용되고, 자본 건정성 규제도 완화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IB부문의 성과가 부재한 탓에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엔 한계가 뒤따른다는 분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수익구조가 다변화됐지만, 여전히 리테일 이익 비중이 압도적"이라며 "현재와 같이 증시 불확실성이 높은 구간에서는 증권주 내에서도 투자 매력이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말 4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예상되는 만큼, 초대형IB 진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아직까지 IB의 뚜렷한 성과가 부재한 만큼 관련 기대감을 주가에 투영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지정으로 기업신용공여 업무부터 시작하고 있고, 자본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 뚜렷하게 IB 부문의 실적이 올라간다기보다는 점진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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