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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설] “핵에는 핵” 확장억제 합의한 한미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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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현황보고를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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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확장억제를 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 확대 협의,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군 전략자산 전개 재확인 등 합의내용을 발표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위한 정상회담 방식의 대북정책에서 군사적 억제력 강화에 바탕을 둔 대북정책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 수단(전력)으로 ‘핵·재래식·미사일 방어’를 명시, 사실상 ‘핵에는 핵’이라는 대응 원칙을 천명한 점이다. 정상급 합의에서 이를 명문화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은 확장억제 방안을 논의하는 외교·국방 당국 협의체인 EDSCG를 재개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연합연습·훈련도 핵 공격에 대비해 범위와 규모 확대를 협의하기로 했다. 1년 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성명에 담겼던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를 방문했고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합의는 북한이 올 들어서만 16차례 미사일 도발을 하고 지난달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제적 핵 사용을 시사한 데 대해 경고하면서 한미의 공고한 대응 태세를 밝힌 것이라 하겠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으로 규탄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한이 귀담아듣고 도발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긴장 고조와 군비경쟁이 가속화할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한 만큼 대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 중인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이를 대화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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