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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中빅테크 ETF 바닥 찍었나…규제완화·경기부양에 반등 [월가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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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등으로 추락을 거듭하던 중국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 품기'로 정책 기조를 전환한 데다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도 본격화하고 있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CSI 차이나 인터넷 2배(CWEB)' ETF는 지난 20일 5.21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3월 기록했던 저점(3.55달러) 대비 46.7% 반등했다. 지난 19일에는 나스닥종합지수가 0.26% 하락했지만 5.69% 상승하는 등 나스닥과 '탈동조화(디커플링)'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CWEB ETF는 올해 서학개미가 사들인 중국 관련 주식 중 거래대금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20일까지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CWEB 거래금액은 9억68만달러로 전체 해외 주식 가운데 22위, ETF 중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둥닷컴 등 대표적인 중국 빅테크(인터넷·플랫폼·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주가 움직임을 추종한다. 구체적으로는 CSI 해외 차이나 인터넷 지수 일일 실적을 200%로 추종한다. 중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2배로 뛰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CWEB를 포함한 중국 빅테크 종목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여파로 알리바바(-73%) 바이두(-65%) 텐센트홀딩스(-53%) 징둥닷컴(-51%) 주가가 고점 대비 반 토막 이하로 급락했고 CWEB ETF도 한때 고점에 비해 95%나 떨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자국 증시에 상장된 일부 중국 종목을 상장폐지 위험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친기업적 기조를 띠면서 중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플랫폼·민영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지지한다"며 "정보기술(IT) 기업의 국내외 자본시장 상장과 발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정책으로 중국 경제지표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자 '빅테크 띄우기'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5%포인트 인하했다.

월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최근 중국 빅테크 기업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3월 중순 이후 (중국 당국의) 정책 전환이 기업 규제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폐지 위험성 등을 줄였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주가 급락으로 중국 빅테크 기업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 또한 높아진 상황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2.8배로 전년(26.2배) 대비 대폭 낮아졌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실적 성장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중국 1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점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세도 나타나고 있다. 징둥닷컴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56%나 상회하기도 했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와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 낮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이 긍정적"이라며 "2분기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할 때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텐센트홀딩스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2.9%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31.3%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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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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