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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토요일 갈테니 준비해"...의원님 '갑질'에 주말 날린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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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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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뉴스1) 최창호 기자 = 4일 오후 산림청 산불진화헬기들이 한수원(주)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2시10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일어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마을 쪽으로 번지자 '산불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진화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2022.3.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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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야당 국회의원이 갑작스럽게 현장 시찰을 빌미로 주말에 공공기관 직원들을 동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경북 울진 산불 등과 관련, 발전소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명분이지만 실제론 지방선거 후보들의 유세를 지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경북·강원 지역 정가에 따르면 야당 소속 국회 A의원실은 주말인 2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울진), 한국가스공사 삼척LNG(액화천연가스)기지 등을 시찰하겠다고 하루 전인 이날 해당 공공기관에 유선으로 통보했다.

최근 울진 산불로 피해가 우려됐던 강릉·울진에 있는 발전소, 가스기지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다음달 1일 지방선거와 관련 동해안 지역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 일정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A의원실의 통보에 해당 공공기관 담당자들은 사실상 휴일을 반납하게 됐다. 주말 근무자가 있더라도 국회의원 시찰에 대비하기 위해 별도의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당 공공기관 관계자는 "담당자가 이날 오후 본사로부터 국회의원 시찰에 대한 연락을 받고 휴가 중 급히 복귀하기도 했다"면서 "굳이 주말에 시찰을 하겠다면서 직원들을 출근하게 만드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주52시간제를 발의한 정당의 의원이 공공기관 직원들의 주말 특근을 강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첫 통보 이후 시간이 없다면서 일정을 줄이겠다고 의원실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는데 이유를 알고보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지원유세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A의원실은 지난 울진 산불 피해복구 후속조치 차원의 일정이라고 밝혔다. A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산불로 송배전 선로를 차단했는데 이에 대한 점검 차원의 시찰"이라며 "주민 간담회도 진행할 계획인데 원하지 않는 분이 있을 수도 있어 비공개로 만나 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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