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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단독]'루나' 대폭락 시작되자 9일 동안 18만명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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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기준 루나 보유자 10만여명→15일 28만명 급증

가격 폭락하는데도 뛰어들어…상폐빔 노린 투기 수요?

뉴스1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자산 '루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최근 한국 블록체인 기업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가 무너지면서 자매코인격인 '루나' 역시 5월초 대비 95%에 가까운 폭락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루나는 빗썸 거래소 오전 10시 기준 20% 하락세를 기록했다. 2022.5.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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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송화연 기자 =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디페깅으로 촉발된 '테라 사태'가 시작된 직후 9일 동안 18만명의 투자자가 루나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저점 매수를 노린 투자자들이 대부분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투기 세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는 지난 6일 10만명에서 15일 28만명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 테라(UST)의 디페깅(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7일 발생하면서 이와 연동된 루나의 가격도 급락하기 시작했음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루나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7일 오후부터 루나를 매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6일까지 80달러선을 유지하다가 테라의 디페깅이 발생한 7일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7일 오전 1시 루나의 가격은 80.59달러에서 그날 밤 10시엔 73.23달러로 내려 앉았다. 다음 날 오후 10시엔 61달러로 떨어졌다.

테라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붕괴한 10일부터는 하락폭이 훨씬 컸다. 10일 1시 루나의 가격은 53.96달러에서 그날 밤 11시 29.5달러로 급락했다. 이후에도 하락을 거듭하며 15일 밤 10시 0.0002달러까지 떨어졌다. 원화로는 지난 7일 10만원에서 15일 0.26원으로 99.9% 하락했다.

지난 연말까지 이들 거래소를 통해 루나를 보유한 이들은 약 9만명으로 집계됐다. 28만명 중 약 67%는 폭락장에 뛰어든 셈이다. 모 코인 거래소 관계자는 "루나와 테라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자, 오히려 매수 수요가 더 늘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상폐빔'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상폐빔이란 특정 코인의 상장폐지일 직전에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내 대형 코인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13일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번 '테라 사태'로 특히 20·30 세대의 손실이 막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고객확인의무(KYC)를 완료해 실제 거래를 할 수 있는 투자자는 558만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20·30세대는 55.1%로 절반을 넘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격이나 거래 동향 등 숫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업자 등에 대해서는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조치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손실 보상 등과 같은 구체적인 투자자 보호 조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을 규율할 근거법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코인 거래소를 규율하는 근거법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으로 자금세탁 범죄를 막는 게 주 목적이다.

일각에선 투자자 손실 보상은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급격한 하락장임을 알고서도 뛰어든 만큼 '투기적 심리'에 의해 루나를 매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적 심리에 의해 저가 매입을 하려 들어오는 사람이 많았다"며 "이들에 대해서도 손실 보상의 범위에 포함할지는 생각해볼 지점"이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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