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정치권 보수 진영 통합

'진영' 넘어선 오월 광주…尹, '임행곡' 제창에 "보여주기식 아닌 진정한 통합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18일 오전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 이념과 진영의 장벽을 뛰어넘은 '오월의 정신'이 깃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말고 진정한 통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민주묘지에서 열린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여야 의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특히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포함해 100여 명이 넘는 의원들이 참석해 보수 정당 역사상 전례 없는 행보를 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수많은 시민들도 참석했다. 기념식이 시작된 오전 10시 민주묘지 정문 앞에는 수십 대의 전세버스와 택시 그리고 경찰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눈에 봐도 수십 명이 넘는 유튜버들은 제각각 상황을 중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정각 민주묘지에 도착해 '민주의 문'을 거쳐 추모탑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했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권 대통령으로서는 역대 최초로 '민주의 문'을 통과했다. 이어진 기념식은 50여분 간 진행됐다.

매일경제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변덕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며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며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책임 있게 계승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며 "오월 정신이 담고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기념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순간이었다. 윤 대통령과 여야 의원들은 모두 손을 맞잡고 노래 반주에 맞춰 제창했다.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오월의 정신을 노래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정면을 바라보며 잡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매일경제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변덕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도 방문객들은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특히 유족들과 피해 당사자들은 "그때의 아픔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5·18 피해자 정해직(71)씨는 "아직도 방에 누우면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며 "당시 10년 이상 징역형을 받았고, 보안대에 끌려가 두들겨 맞았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5·18 기념식이 초기에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간소하게 치러졌었다"며 "지금은 방문객도 많이 찾고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은 광주 시민군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군중들이 광주 골목 곳곳에 서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자들을 어루만져주는 진정한 통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에서 택시업에 종사하는 50대 A씨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던데,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피해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방문객들도 기념식을 찾았다.

홍콩 출신 B(29)씨는 "2015년 홍콩에서도 민주자유가 없어진 시기가 있었다"며 "당시 홍콩에서도 5·18 민주화 운동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직접 방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한국인 아내와 광주 여행하면서 많이 보고 느끼고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참석을 위해 전용기 대신 'KTX 특별열차'를 탔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서 당정과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광주=변덕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