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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유병언 사망 시점, 구더기는 알았다"...경찰, '법곤충감정실'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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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신이나 주변에서 발견되는 곤충을 분석하면 사망 시간이나 약물 투여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시신의 부패가 심해 부검이 어려운 경우에도 주변 곤충의 종류와 성장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곤충을 감정하는 연구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곤충을 활용한 수사 기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황윤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숨진 채 발견된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은 한여름 야외에서 발견된 탓에 부패가 심했습니다.

정확한 사망 시점 파악에 애를 먹던 경찰은 시신과 주변에서 발견된 구더기를 토대로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법곤충학 기법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다만 당시로선 낯선 기법인 탓에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현철호 / 당시 전북경찰청 검시관 : (시신을) 발견하고 즉시 (법곤충학 기법이) 적용이 됐으면 꽤 신뢰도가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발견이 늦어져서 저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가 없고….]

이후 경찰은 2016년부터 국내 시신 주변에서 발견되는 파리들의 성장 데이터를 만들면서 감정 기술을 쌓아올렸습니다.

지난달부터는 감정기법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 데 이어, 국내 최초로 법곤충감정실 문을 열었습니다.

[양경무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센터장 : 사건을 재구성할 때 법곤충 분야는 (피해자가) 그 시점에 그 장소에서 돌아가신 건지, 아니면 언제 돌아가셨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는 기법입니다.]

법곤충 감정은 곤충 종류별로 온도에 따라 성장 속도가 일정하다는 특성을 활용한 수사 기법입니다.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성장 데이터를 분석해 중장기적인 사망 시간을 추정하는 겁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법곤충학자들이 주요 수사기관에서 활동하고 있고, 대학에서도 석·박사 과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병언 사건 이후 법곤충학을 이용해 범행 일자를 특정하거나, 방임·학대 증거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일부 활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시신에서 구더기를 채취해 분석하면, 일주일에서 열흘 안에 시신의 정확한 사망 시점부터 약물 투여 여부까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법곤충감정실은 지난달부터 각 지역 경찰청에서 의뢰받은 곤충 샘플에 대해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오대건 / 법곤충감정실 보건연구사 : (형태분석 이후) DNA 분석을 해서 염기서열을 파악합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종의 곤충인지 확인한 다음에 그 종을 가지고 사후경과시간을 추정하게 됩니다.]

다만, 아직 경찰 내 법곤충학 관련 인력이 20여 명에 불과한 데다 곤충에 대한 데이터도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

경찰은 대학과 함께 수사에 필요한 곤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사후경과시간을 추정하는 수사기법을 고도화하는 연구에 나설 계획입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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