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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신청”…지역 안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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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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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왼쪽)가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키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헬싱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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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스웨덴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수순에 돌입했다.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하면 북유럽 4개국 모두 나토 동맹에 편입되며 지역 안보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서방 국가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이 나토의 가시적인 전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극에서 발트해 국가들과 협력해온 러시아의 전략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절차로

AP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수도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정부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나토 가입 신청에 합의했다”며 “역사적인 날이다.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 정부는 며칠 안에 의회 승인을 얻어 다음주 중 벨기에 브뤠셀의 나토 본부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스웨덴도 16일 나토 가입을 신청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좌파 진영에서는 나토의 가입이 지역 긴장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대부분의 정당은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있다.

앞서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4년, 스웨덴은 1814년부터 200년 넘게 비동맹 중립노선을 유지해 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이 불거지면서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이 급증했다. 두 나라가 가입을 최종 결정하면 오는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또는 그 이전에 가입이 확정할 수 있다. 다만 나토 헌장 5조의 공동방어 원칙이 적용되려면 모든 회원국 의회의 비준이 완료돼야 한다.

현재 나토 회원국 대다수는 두 나라의 가입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3일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 막판 변수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려면 ‘테러리스트’ 지원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지역안보 영향은

서방 국가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이 나토의 가시적인 전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새로 나토에 들어온 회원국들은 주로 동유럽과 발칸 반도의 소규모 국가들이었으나 핀란드와 스웨덴은 군사력과 경제력에 있어 든든한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나토를 상대로 방어해야 할 국경이 두 배로 늘게 되고, 발트해의 3개 항구가 나토 회원국에 완전히 포위되는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북극 전략에 있어서도 상당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북극은 그간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돼 왔으며, 러시아는 2015년 북극사령부를 창설하는 등 이 곳에서의 주도권 유지에 힘을 써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북극에서 국경을 맞댄 8개국 중 7개국이 나토 동맹으로 묶인다. 러시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멜라니 가슨 박사는 최근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신뢰가 심하게 깨졌기 때문에 북극권 국가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세계적인 통신 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나토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사이버전 대응 능력의 증강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핀란드는 최근 실시된 나토의 가상 사이버전 훈련에 외부 협력국 자격으로 참가해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향후 두 나라의 가입 절차가 이어지면 나토와 러시아 간의 긴장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12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군사·기술적 조처’를 포함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은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벅찬 상황이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억제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가 핀란드에 보내던 에너지 양이 많지도 않았으며, 그나마 핀란드는 이미 유럽연합(EU)의 제재 결정에 발맞춰 수입 중단을 준비해왔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지난 14일 “러시아의 대응을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않겠다”며 “역내 안보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을 차분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박은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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