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尹정부 출범 후 달라진 기재부 고용 진단…“취업자수 증가, 공공부문 영향 상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월 고용은 양호한 흐름 지속했으나,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취업자 증가 영향도 상당했다.
11일 배포한 기획재정부의 '4월 고용동향 분석'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용동향에서 4월 취업자가 22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거로 집계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공공부문 취업자 증가 영향이 상당했다”고 분석했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재부의 고용동향 분석 자료에서 단순히 취업자 수 증가분을 언급하며 ‘최고치’와 ‘역대 최장’, ‘연속 증가’ 등의 문구를 넣기 바빴던 것과 비교된다. ‘낙관 일색’의 기재부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는 11일 발표된 ‘2022년 4월 고용동향’과 관련한 분석 자료를 내고 “4월 고용은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86만5000만명 늘어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취업자 증가 영향도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분 중 공공행정·보건복지 비중은 올해 들어 ▲1월 25.5% ▲2월 30.5% ▲3월 38.3% ▲4월 37.0%로 점점 늘려갔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향적으로 늘어난 일자리 수치가 대부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 주도의 직접 일자리였단 점을 꼬집은 셈이다.

조선비즈

일자리를 찾는 한 노인이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비판 문구는 이전 정부의 고용동향 분석 자료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예컨대 지난달 기재부가 배포한 3월 고용동향 분석 자료를 참고하면, “(취업자수 전년 동월 대비 83만1000명 증가와 관련)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뚜렷한 개선세를 시현했다”며 “1분기 취업자는 100만1000명 증가해,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표현하는 식이다. 공공행정·복건복지 분야의 증가 영향에 대해서는 “공공부문의 민간 일자리 버팀목 역할도 지속”이라며 31만9000명이 늘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과거 전체 취업자 수의 오름세를 두고 ‘n개월 연속 증가세’라고 세어 표현하는 것도 이달 기재부 분석 자료에선 사라졌다. 이날 발표된 4월 고용률이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실업률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과거 자료들에 자주 담기던 ‘역대 최고 수준’ 등의 표현은 이번 기재부 자료에 드러나지 않았다.

기재부는 이날 자료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단도 내놨다. 이런 진단을 내놓기 위해 산업·연령·지위 등 세부 분야별 분석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연령대별 평가를 통해선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노인일자리 확대 영향까지 더해지며 전체 취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신랄한 평가를 내놨다. 과거 분석 자료에선 60대를 딱히 조명하지 않았고, 전 연령대 취업자 수나 고용률이 모두 증가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과 차이가 있다.

산업 측면에서 보면 숙박·음식, 예술·여가, 도소매 등 대면서비스업 고용이 여전히 코로나 위기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했으며, 지위·시간별로 보면 코로나 취약 계층인 일용직이 감소하고 단기알바 등 단시간 근로자 증가 추세가 지속한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향후 전망 및 대응방향을 통해서도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만큼 민간의 고용 여력 제고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산업구조 변화에도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달 차이로 미묘하게 달라진 고용동향 분석 변화를 두고, 새 정부 출범 뒤 기재부의 기류 변화가 벌써부터 감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현상 분석이나 전망을 내놓기 일쑤였던 이전 정부의 색깔을 벗고, 다소 비관적이더라도 현실적인 분석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녹아든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세종=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