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제 전문가 단체 "군부가 특사의 아세안 회의 참석 막아"
놀린 헤이저 유엔 미얀마 특사(왼쪽)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유엔 미얀마 특사가 쿠데타 미얀마 군부에 맞서는 반군부 진영과 첫 접촉을 가지자, 군부가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놀린 헤이저 유엔 미얀마 특사는 최근 반군부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측과 접촉했다.
헤이저 특사는 윈 먓 아이 NUG 구호·재정착부(部) 장관과 NUG의 의회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 관계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 특사가 반군부 임시정부와 접촉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미얀마가 회원국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특사인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도 지난 3월 미얀마를 처음 방문했지만, 반군부 진영 인사들은 만나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는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지난 6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회의에 헤이저 특사의 참석을 막았다고 미얀마 국제 전문가들의 모임인 '미얀마 특별자문위원회'(SAC-M)가 주장했다.
헤이저 특사는 애초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 측으로부터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라와디는 최근 NUG와의 접촉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부는 NUG와 CRPH, 그리고 NUG가 창설한 민간인 무장조직인 시민방위군(PDF)을 테러단체 또는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칭하며, 이들과 접촉하는 단체나 개인을 처벌하고 있다.
군부는 지난 2월 비공식적으로 NUG 외교장관 등을 화상으로 만났던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이 최근 아세안이 NUG와 접촉해야 한다고 촉구한데 대해 "무책임하고 무모한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NUG는 유엔 특사의 아세안 회의 배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유엔 미얀마 특사는 (미얀마 사태 해결의) 중요한 관계자"라며 "아세안 회의 참석 배제는 유엔에 대한 또 하나의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헤이저 특사가 자신들과 접촉한 데 대해서는 사의를 표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에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태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군부에 의해 1천800명이 넘게 사망했고, 1만3천여 명이 체포·구금됐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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