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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뺏기고, 전자책에 내주고…종이책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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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1년 동안 책 1권도 안 읽어

전통 매체인 책·신문 선호 감소 추세

전자책 '대세'…책 구독 플랫폼 매출 급증

'뉴트로' 타고 2030세대선 종이책 고집하기도…'#책스타그램' 게시물은 487만건

"밑줄 그으며 책 음미할 수 있어…평생 소장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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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과 전자책에 밀려 종이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종이책을 고집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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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넷플릭스·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등 OTT(Over the top·영화 등 영상 제공 서비스) 플랫폼이 여가 시간에 많이 이용되면서, 대표적 지식 매개체였던 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싸게, 많이 읽을 수 있는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종이책의 비극적 결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종이책을 찾는 손길이 늘어나거나 '뉴트로'(New+Retro) 감성에 심취한 젊은층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며 불편한 옛날 감성을 즐기는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책의 글귀를 공유하면서 독서 의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천명을 대상으로 '2021년 국민 독서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이 국민 절반에도 못 미치고, 읽은 사람들은 평균 4.5권을 읽었다는 뜻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율은 8.2%p(포인트), 독서량은 3권 감소했다. 다만, 20대의 독서율은 78.1%로 2019년보다 0.3%p 증가했다.

성인들은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로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 '다른 매체와 콘텐츠 이용'(2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을 이용해서' 등 타 미디어 이용 응답이 23.7%로 가장 많았다. 독서 대신 여가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독서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책, 종이신문 등 전통 매체 이탈 현상이 확연히 드러났다. 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독서 및 신문에 대해 물은 결과, 지난 1년 동안 책을 읽은 사람은 45.6%로 2013년(62.4%) 이후 지속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도 10명 중 2명(20.8%)에 불과했다.

대신 영상 콘텐츠를 보며 여가 시간을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동영상 콘텐츠 시청 주중 88.9%, 주말 83.0%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휴식활동 (주중 69.0%, 주말 70.7%), 컴퓨터게임·인터넷검색 등(38.7%, 33.7%), 취미·자기개발 활동(25.2%, 22.6%), 스포츠활동(13.7%, 15.0%), 문화예술관람(5.9%, 7.8%)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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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과 전자책에 밀려 종이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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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을 앞세운 전자책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종이책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 윤수현씨(32)는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이북을 처음 이용하면서 전자책에 발을 들였다. 핸드폰은 요즘 사람들과 땔레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인데 이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으니 편안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종이책은 잘 찾지 않게 됐다"며 "읽고 싶은 책이 아직 이북(ebook)으로 출판이 안 됐을 때도 알림 신청을 해두고 기다릴 정도"라고 밝혔다.

'전자책 대세' 현상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전자책 구독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 2020년 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각각 75.3%,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1인당 서적구입비가 월평균 1만1144원인 것을 감안할 때, 종이책 시장은 더 작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디지털 출판 비중이 계속 확대되면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이용하는 인구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종이책 종말'에 대한 우려가 수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뉴트로' 흐름을 타고 종이책을 고집하는 젊은층도 나타나면서 새 분위기가 감지된다. 2030 세대의 특유의 인증 문화가 '독서 의욕'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길면 1년 정도 벌어지는 종이책과 전자책 출판 시기의 간극도 종이책을 찾게 만드는 이유다.

종이책만 고집한다는 대학생 A씨(21)는 "고등학생 때 아이패드로 공부한 적이 있다. 교과서를 스캔한 뒤 PDF 파일로 만들어 전자 교과서처럼 직접 만들거나, 수업 내용을 패드로 필기했는데 깔끔하게 언제든지 수정 가능해서 편했다"며 "하지만 디지털 기기로 지식을 학습한다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 필기한 기억만 있지 정작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지금은 종이책만 읽고 있는데, 책에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읽는 느낌 때문인지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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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과 전자책에 밀려 종이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일부 젊은층 사이에서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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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가로 SNS에 간간히 '책스타그램'(책+인스타그램, 독서 모습을 인증하는 것)을 공유하는 장모씨(27)는 "양말 하나를 사더라도 깐깐하게 비교 결정하는 성격인데, 책 역시 서점에서 찾아가 내용을 살펴본 후 구매하고는 한다. 밑줄을 긋거나 종이를 만지면서 책을 음미할 수 있고, 평생 소장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라며 "책스타그램으로 자극도 받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도 지적 자극 받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독서 인증샷을 올린다"고 밝혔다.

종이책의 인기는 해시태그 '책스타그램'의 수로도 확인된다. 9일 기준 '책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총 487만개다. 또 젊은층 사이에서는 종이책이 감성용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일부에서는 책을 읽지는 않아도 모아둔다는 뜻의 '소장학파'라는 신조어도 생기기도 했다. 전자책 장점이 대체할 수 없는 종이책만 '실감나는' 매력 덕택인 것으로 보인다.

조석중 독서경영전문가는 "종이책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본다"며 "사실 사람들은 콘텐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데, 전자책과 종이책 중 어떤 형태로 접근할 것인가는 독서 목적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계발 도서와 같이 결론과 솔루션 위주로 빠르게 보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싶은 경우 전자책이, 소설과 같이 전체적인 맥락·묘사 등이 중요하거나 사색이 필요한 경우에는 종이책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 세대가 종이책을 찾는 이유는 책을 넘기며 읽는 맛을 알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이책의 역할도 있지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기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필요하고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고문헌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이렇다 보니 종이책이 없어질 것이라는 말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 종이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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