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시작된 2월 23일 이전으로 영토 돌려놔야"
"영토·국민 구하는 게 승리"…협상 재개 가능성 언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의 조건을 제시해 주목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채텀하우스와 온라인으로 개최한 포럼에서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내려놓기 위한 조건을 설명하면서 ▲ 침공 전 국경 복구 ▲ 500만명 이상 난민 귀환 ▲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 ▲ 전쟁범죄 처벌을 들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그는 먼저 러시아와 평화협정은 러시아군이 자국을 침공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전쟁 전날인) 2월 23일 기준으로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면서 "나는 작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며,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와의 접촉이나 경계선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BBC 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의 수복은 고수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경 불가침에 대한 유럽의 관습은 물론 모든 국제 협약, 국제법, 인권 시스템을 경멸하고 무시하면서 극도의 잔인함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들이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핵보유국의 전쟁범죄자를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정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우리의 다리를 파괴하고 있지만, 나는 아직 모든 다리가 파괴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외교적 여지가 남아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러시아 관영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영토와 국민을 최대한 구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나에게 승리란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전의 경제를 회복하고,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쳤지만, 그가 요구하는 협상 전제조건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남부를 압박할 때 제시한 군사 목표와는 충돌하는 것이어서 협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의 협상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던 상황에서는 진전이 있었으나, 부차 등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이 드러난 후에는 교착 상태다.
러시아는 동부 돈바스 지역 등에 대해 역사적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달 중순 돈바스를 시작으로 헤르손주, 도네츠크주에 있는 점령지인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주민투표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병합할 것으로 관측된다.
withwi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