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에게 "녹지원에서 어린이날을 보내는 마지막 어린이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는 10일부터 하루 3만여명씩 신청자 누구나 녹지원에서 놀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발언은 아무런 여과없이 방송을 통해 자막까지 더해져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MBC 방송 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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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5일 어린이 9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린이날 행사를 열었다. 전국 벽지 분교 학생들이었다. 어린이들은 국방부 군악대 연주에 맞춰 청와대 정문으로 입장했고, 유은혜 교육부 장관 등의 환영을 받았다. 이어 영빈관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경호 차량을 체험하고 녹지원에서 문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캐주얼복 차림으로 나타나 어린이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올해 우리 어린이들은 이 청와대 녹지원에서 어린이날을 보내는 마지막 어린이가 되었어요. 아주 특별한 추억이죠?”라고 했고, 아이들은 입을 모아 “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윤 당선인 측은 취임 직후인 이달 10일부터 청와대를 예약제를 통해 일반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기로 하고,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말한 녹지원을 비롯해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상춘재가 모두 개방 대상에 포함됐다. 관람객은 하루 최대 3만9000명씩 받는다.
그럼에도 공영방송 MBC, 한국전력 등 공기업·공공기관이 최대주주인 YTN 등은 문 대통령 발언과 아이들 반응을 어떠한 팩트체크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MBC는 “청와대에서의 마지막 행사가 된 데 대한 아쉬움은 감추지 않았다”고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에게 "녹지원에서 어린이날을 보내는 마지막 어린이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는 10일부터 하루 3만여명씩 신청자 누구나 녹지원에서 놀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발언은 아무런 여과없이 방송을 통해 자막까지 더해져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YTN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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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하지 않은 사실 확인을 네티즌이 먼저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시 개방이라 더 많은 어린이가 찾을 수 있게 되는데 무슨 소리냐” “윤석열 꼽주는 것(공격하는 것) 맞음” “뒤끝 장난아니다” “애들앞에서 저럴 수가 있나” “좀스럽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세웠다가 당선 후 철회했다.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욺겨 국민들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하겠다”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 “앞으로 국민과 소통할 공간 광화문” 등의 발언을 했지만, 2019년 1월 철회했다.
[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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