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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파월 "中봉쇄, 물가 부추겨"…월가 "에너지·곡물株 더 간다" [매경 월가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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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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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스텝'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중국 봉쇄 리스크를 지목했다. 연준이 중국 봉쇄 리스크가 공급망 대란을 심화시켜 물가 안정 노력을 꼬이게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이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을 늘림으로써 경기침체를 일으킬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이와 상당히 다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상반기 변동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면서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변수와 금리 상승 여파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를 비롯한 4대 대표 주가지수가 일제히 반등해 거래를 마쳤다. 무엇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내용을 발표한 오후 2시 30분 이후 저점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요 기업 주가가 급반등한 결과다.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도 하루 만에 13.09% 떨어진 25.42를 기록해 30선 밑으로 돌아갔다. 이날 연준은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50bp(0.50%포인트) 올리고 6월부터 3개월간 매달 475억달러 규모 양적긴축(QT)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그간 예고해온 대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보면서도 3가지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3가지 리스크란 중국 리스크, 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미국 경제침체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여파에 따른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세다.

4일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으로 인해 공급망 대란이 심해지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어 눈여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FOMC 5월 성명문에는 처음으로 중국 봉쇄정책이 공급망 대란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문구가 더해졌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란 식료품과 연료 등 필수소비재를 포함한 주요 물가지표의 상승세를 말한다.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물가를 잡는 과정에서 침체가 따를 가능성보다는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물가상승률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약간의 고통이 따를 수 있다"면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휘발유 가격과 대출 이자 등 모든 것이 올라서 돈 쓸 여유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투자를 하는 경우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급등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례로 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내추럴 가스'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투자 ETF인 '유나이트 스테이츠 오일'은 이달 시세가 각각 81.23%, 7.25% 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천연가스 업체 EQT 등 주가가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타고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봉쇄를 해제하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지금보다 한 차례 더 뛸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의견이다.

일례로 RBC 캐피털 마켓은 지난달 말 엑손모빌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12개월 목표주가는 90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렸다. 파이퍼 샌들러 증권도 최근 EQT 목표주가를 1주당 기존 29달러에서 58달러로 상향했다.

'곡물 창고'로 불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면서 곡물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 메모를 통해 "농사 규모를 한꺼번에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정세 불안으로 인해 각국이 식량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곡물 가격 상승세가 단기에 진정되기 힘들다"면서 세계 4대 곡물 가공·유통업체 번지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고, 12개월 목표주가도 105달러에서 120달러로 올렸다.

금리 인상기에는 현금 창출 여력이 크면서 배당을 잘 주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표적인 관련 종목이 미국 통신사 AT&T와 컴퓨터·프린터 기기 판매업체 휴렛팩커드(HP)다. 지난 4월 5일~5월 4일 한 달간 S&P 500지수가 4.97% 떨어진 반면 AT&T와 HP 주가는 각각 10.65%, 9.42% 올랐다.

AT&T는 배당귀족주로 불린다. 4일 기준 배당 수익률은 5.56%다. 필립 큐식 JP모건 연구원은 "AT&T가 미디어 사업부문인 워너미디어를 분사해 통신 부문에만 주력하게 된 것을 보면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된다"면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였다.

HP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달 초 약 1억2100만주를 대량 매수해 눈길을 끈 종목이다. HP는 사업 자체의 성장성은 다른 기술주에 비해 작지만 구독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꾸준히 현금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 이달 4일 기준 배당 수익률도 2.54%여서 배당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수익률이 낮은 다른 기술주보다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일례로 테슬라는 배당을 하지 않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배당 수익률은 각각 0.55%, 0.86%다.

다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떠돈다. 지난 3월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침체 불안감의 근거다.

월가에서는 과거 데이터에 비춰볼 때 해당 현상이 나타나면 통상 18개월 이후 침체가 발생한다고 예측한다. 현지 매체 CNBC가 미국·아시아 기반 거시 전략가 30명을 대상으로 4월 5~8일 익명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0명 중 20명이 미국 침체 시기로 '내년 말 이전'을 꼽았다. 이들 중 13명은 내년 상반기, 나머지 7명은 내년 하반기를 지목했다. 나머지 10명은 가까운 미래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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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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