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제자들 볼 면목 없어…K-컬처 위해 더 활성화해야"
국악교육 퇴출 위기 성명서 발표 |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가야금 인간문화재인 이영희와 명창 안숙선 등 저명한 국악인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외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영희, 안숙선, 신영희 등 국가무형문화재 국악 관련 예능보유자 12명은 4일 서울 서초구 정효국악문화재단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국악을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국악을) 더욱 활성화시켜 K-컬처를 주도해야 할 시기에 음악교육과정에서 국악을 뺀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국악은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 와중에도, 산업화와 서구화 와중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K-팝 등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인이 알게 된 배경에는 학교교육을 통한 국악의 저변확대가 있었다면서 "국악계의 어른으로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국악을 지키는 후배와 제자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국가로부터 '인간문화재'라는 명예로운 지위를 받은 우리들은 음악교육에 국악 관련 내용이 빠져서 앞으로 학생들이 국악을 배울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며 "국악이야말로 우리 민족문화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음악 교육과정에 명확하게 적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악인들이 정부의 교육과정 개편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음악교육 개편논의에서 국악이 배제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말 확정·고시하는 일정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개발 중이다. 교육부의 '음악과 시안 개발 연구 추진과정 및 초·중등 음악과 내용체계 개선안'(이하 개선안)에 따르면 2015년 개정에 담긴 '음악 요소 및 개념 체계표'가 성취기준 해설로 통합·재배치된다.
기존 체계표에는 '장단, 장단의 세, '여러 지역의 토리', '시김새' 등 국악개념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체계표는 사라지고 이런 개념들이 '성취기준 해설'에 들어가는 식이다.
2015 교육과정에는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는 국악을 찾아 발표한다' 등 국악 관련 성취기준이 있지만, 2022 개선안에는 국악 내용이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성취 기준'이 없다.
이를 두고 국악계는 교과서와 수업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의 개념 체계표와 성취기준에서 국악이 사라지면 학교 현장에서도 국악 교육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명창 안숙선(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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