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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러시아군, 멜리토폴 박물관서 고대 스키타이 황금유물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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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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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우리나라 예술의 전당에 전시됐던 스키타이 황금 칼집과 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점령지 멜리토폴의 박물관에 전시됐던 고대 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 등 값비싼 유물을 약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이반 페도로우 멜리토폴 시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비싼 소장품으로 꼽히는 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들을 러시아 군이 도시 내 박물관에서 가져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소장하던 멜리토폴 지역사 박물관의 관장 레일라 이브라히모바는 300년 된 은화, 고대에 사용된 무기를 포함해 최소 198개 황금 유물이 도난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24일 전쟁이 발발하자 약탈당할까 봐 이런 소장품들을 숨겼는데도 러시아군이 이를 찾아냈다는 겁니다.

이 박물관은 옛 소련 시절 각종 훈장부터 고대 전사의 도끼와 같은 옛 유물까지 5만 점가량에 달하는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귀중한 전시품으로 꼽히는 유물이 바로 스키타이인의 황금 장신구로, 현지 매체 우크린폼은 그 연대를 기원전 4세기가량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브라히모바 관장은 이 장신구들을 포함해 일부 유물을 두꺼운 종이 상자에 넣어 창고에 숨겨두고서 약 한 달 전 멜리토폴에서 탈출해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지역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달 27일 박물관 경비원에게서 러시아 군인·정보요원들과 함께 유물 전문가로 추정되는 흰 실험실 가운을 입은 남자가 찾아와 총구를 들이밀더니 유물의 위치를 불라고 협박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경비원은 협박에도 함구했지만, 러시아 측이 결국 이브게니 골라체우라는 우크라이나인 협력자를 통해 유물을 찾아냈다고 전했습니다.

골라체우는 이 박물관의 새로운 관장으로 임명됐다고 이브라히모바 관장은 전했습니다.

골라체우는 러시아의 한 TV방송에 출연해 이 황금 장신구들이 옛 소련 전체를 통틀어 문화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유물이라면서 '작전'을 통해 행방이 모호했던 이 소장품을 다시 멜리토폴 주민의 품에 돌려놓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멜리토폴뿐 아니라 사실상 함락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도 유물 약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9일 마리우폴 시 당국에 따르면 박물관 3곳에서 19세기 유명 화가의 작품, 1811년 제작된 복음서와 우크라이나 정교회 유물 등 2천점 이상의 유물이 도난당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고고학자인 올렉산드르 시모넨코는 "이런 약탈 행위는 전쟁이라고 할 수도 없다"며 "삶, 자연, 문화, 산업 등 우리의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것으로 범죄행위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합뉴스)
화강윤 기자(hwak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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