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한 것에 대해 “수사의 시점이나 방식을 보면 공교로운 부분이 많다”며 “어떤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며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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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진행했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 “당시 수사를 주도한 게 윤 당선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수사 이유를) 단정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이날 발언은 윤 당선인이 총장 시절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당부했던 것과 관련해 손 전 앵커가 '그 수사가 왜 검찰개혁을 주도한 조 전 장관이었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라는 질문하자, “그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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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과거 윤 당선인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배경에 대해선 “검찰개혁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협력할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윤석열 검사, 윤석열 서울지검장은 아주 결기 있는 강골 검사로서 신망이 높았다”며 “검찰총장 추천위의 후보군에도 있었고,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윤 당선인이) 다른 당의 후보가 돼 대통령 당선된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 됐다”며 “그 분의 발탁이 문제였는지, 그분을 우리편으로 잘 했어야 됐나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조 전 장관에 대해선 “그 사람과 가족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그분들이 잘못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맞더라도 결국 우리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장관으로 발탁되면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런 데 대한 안타까움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장관에 임명된 후 고초를 겪었다는 말과 함께 ‘마음의 빚’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이는 문 대통령의 ‘인사 실패’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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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검찰에 몸담았던 법무부장관 지명자가 진행되는 수사권 분리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한다고는 말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반드시 막겠다’, ‘저지하겠다’는 표현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 지명자가 반대의 이유로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 데 대해서도 “그냥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되고, 국민을 이야기하려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순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말 추진되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서도 “(수사ㆍ기소권 분리 등)그 부분은 그렇게 가야할 방향이고, 원래 그 목표를 추진해왔다”며 재차 찬성의 뜻을 확인했다. 법안 마련의 이유에 대해선 검찰의 정치화를 이유로 들었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말하면 검찰의 정치화가 문제”라며 “검찰을 정치적으로 간섭하지 않는다고 해서 검찰이 탈정치화 되느냐. 그렇지 않다는 걸 역사에서 봐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이 덮고 기소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고 국민이 다 알듯 검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기소율이 0.1%남짓에 불과하다”며 “(검찰이)때때로 무소불위 아니었나. 이는 대한민국에서는 상식”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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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의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야당의)필리버스터도 국회의 절차이기 때문에 무리라고 말하기 어렵고, 필리버스터 거쳐 법안이 통과돼도 절차를 통한 것”이라고 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단독처리에 대해 거부권 행사 등으로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말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손 전 앵커가 ‘과거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언급했다’고 지적하자 “과거에 했던 얘기를 지금 국면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ㆍ9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배경이 ‘정권교체론’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한 번도 링 위에 올라가본 적이 없다. 입도 뻥긋할 수 없었다”며 “마치 이제 (제가) 선거에서 졌다고 말하는 건 조금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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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 앵커가 ‘대통령의 선거중립은 룰(규칙)’이라고 지적하자 “별로 룰인지 잘 모르겠다”며 “(링에 오를 수 있었다면)적극적으로 (여당 후보에 대한)지지활동을 할 수 있고, 정부의 성과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대해 반론할 수 있으니 선거에 도움이 됐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방영된 문 대통령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사전에 녹화됐다. JTBC는 26일 저녁 15일에 진행됐던 문 대통령과의 이틀째 대담 내용을 추가로 방송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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