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민주당, 권성동 국민의힘, 배진교 정의당,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가졌다. 회동은 배 원내대표가 앞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국회 대결상황을 해소하자"며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경찰 출신인 권은희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권 폐지에 대한 입장을 이날 처음으로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의 가장 중추는 기소와 수사의 분리"라며 "기소권과 수사권을 함께 행사함으로써 권한의 남용, 오용을 막고자 하는 게 본래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그런 방향에서 20대 국회에서 추진됐지만 6대 범죄(수사권)를 (검찰에) 남겨놓았다"며 "6대 범죄를 남겨놓은 이유가 없다. 미진한 방향성이 표기됐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찬성한 셈이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권성동, 송기현 (민주당) 의원과 이 문제에 대해서 깊게 논의했다"며 "특히 그때 권 대표님하고 제가 의견 일치를 보았던 부분이 기소와 수사는 분리를 해서 수사를 경찰에게 기소는 검찰이 행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전문적인 역량이 필요한 독립적인 부패범죄수사청, 마약청 등 전문적인 수사청을 설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았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 출신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생각이 같지는 않았다. 본인 얘기만 하시라"며 "비공식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있었던 얘기"라고 당황해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수사와 기소가 궁극적으로는 분리되는 것이 맞지만,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상태에서 수사권 행사를 자제하는 것과, 수사권이 없는 것과는 별개"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OECD 국가 32개국에 24개 국가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이 100% 정확하지 않다.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하고 또 억울하게 기소 의견으로 온 사람들은 무혐의 석방을 해야 한다. 그래야 경찰의 무소불위의 수사권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경찰 역량으로는 권력자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다. 수사 역량이 올라갈 때까지 불가피하게 그 기간 동안 검찰에 직접 수사권을 줘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권은희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입장, 전직 검사의 입장으로 많이 말씀하신 것 같다"며 "경찰 수사권에 대한 견제는 검찰 수사권으로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의 기소권으로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권을 검찰의 수사권으로 견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전근대적"이라고 했다.
또 경찰 수사 역량을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경찰의 수사과장 출신이다. 경찰의 수사 역량 차고 넘친다"며 "그 차고 넘치는 수사 역량에 대해서 지금껏 제대로 발휘할 수 없도록 하고,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면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음을 기회로 사건을 가져가는 경우들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경찰의 수사 능력을 일방적으로 탓할 것이 아니다"며 "경찰의 수사권이 검찰의 수사권에 종속돼 나타난 경찰 수사의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저희가 낸 법안에도 그래서 경찰의 직무와 관련된 검찰의 수사권은 그대로 뒀다"며 "핵심적으로 기소권을 통하거나 담당 수사관의 교체 요구 등 여러 장치가 다 돼 있다"고 권은희 원내대표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 일을 급하게 추진한다는데, 만약 그렇다면 저는 당장은 배지를 떼겠다. 제가 국회의원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오랜 시간 동안 국회와 정치권에서 논의를 해왔다. 다만 이 문제를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안 할 경우 그동안의 많이 논의해 왔고 추진해 왔던 것이 중단을 넘어 후퇴할 거라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권 강화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했다"며 "사법행정 시스템이 좀 더 선진화되고 검찰의 기능이 정상화해야 하는 것이 데 이게 역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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