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키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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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세계 2위 군사대국으로 불리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할 즈음 러시아군은 일방적인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러시아 기갑부대 등 지상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결사항전에 우왕좌왕하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함락을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확보에만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투기 보유대수가 우크라이나군과 비교해 10배나 많았지만 제공권 장악에도 실패했다.
원인은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대 성공의 비밀: 수년간의 나토 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군대가 수년간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과 연합 훈련을 펼쳐온 역사를 보도했다.
나토는 수년에 걸쳐 보병에서 국방부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 군대 체계를 전면적으로 변화시켰다.
일례로 지난해 여름 캐나다, 영국, 루마니아 군대는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 주방위군까지 우크라이나 서부로 와서 우크라이나군 산하 신속대응여단(Rapid Response Brigade)를 훈련시켰다. 훈련은 도시전술, 야전전술, 전장의학 등 전장의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또 작년 11월 우크라이나 서부에 배치된 플로리다 주방위군 소속 160명의 군인은 우크라이나 53보병여단 전투팀에 배속돼 연합 다국적훈련단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군대를 자문하거나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러시아는 작년 하반기부터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했고, 미국 등 서방은 이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사전 징표로 판단했었다.
[하르키우=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에서 훈련에 참여 중인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스웨덴제 대전차 무반동포 칼 구스타브 M4를 살펴보고 있다. 2022.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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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최근 8년간, 매년 최소 1만명의 군대가 참여하는 수업과 훈련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경직된 소련식 지휘 구조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장에서의 '이동'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서구 표준'으로 전환하도록 나토군이 도와줬다는 설명이다.
나토에 따르면 단순히 군인이나 무기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휘관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병력과 무기를 보유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안드리 쿨리쉬 중위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이번 전쟁에서 분명히 나토와의 훈련에서 배운 '절차'를 활용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이 연합 훈련에 참가한 한 나토 사령관은 "우크라이나는 수년간 동부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과 총격전을 벌여왔다. 그들의 최전방 경험은 나토 훈련을 더욱 잘 흡수하게 만들었고 나토 사령관들은 러시아 군대와 싸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내 훈련들은 우크라이나 교관들이 주도해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나토군의 훈련 방식을 내재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수년간 나토의 지원과 도움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차=AP/뉴시스]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파괴된 러시아 장갑차 등을 살피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학살로 보이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전격적인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2022.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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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한 여성이 민간인 희생자 드미트로 스테피엔코(32)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영정을 들고 슬퍼하고 있다. 2022.0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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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병합 및 최근 수년간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의 내전으로 스스로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WSJ는 "우크라이나는 수년간 싸워야 하는 분명한 외부의 적을 갖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반(反)러시아 친(親)서방'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4년에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이어 2016년에는 나토 가입을 대외 정책 목표로 설정한 법률 개정안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나토군과의 공조를 위한 군대 개편 작업을 실시했고, 미국 주도의 나토 국가들과 지속해서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해왔다. 2020년 6월에는 우크라이나의 군 계급 체계를 나토식으로 바꾸기 위한 법률이 의회에서 통과됐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해 1월 나토식 군 계급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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