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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로 사회 불안' 페루, 빵·달걀 등 필수 식료품 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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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급등에 시위까지…서민 시름 덜기 위해 3개월 한시 조치

연합뉴스

서민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 페루 리마 빈민촌의 한 급식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가파른 물가 인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페루가 필수 식료품에 한시적으로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페루 국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빵, 달걀, 닭고기, 설탕, 면 등 필수 식료품에 대해 일반판매세 부과를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면세 기간은 내달 1일부터 7월 31일까지 3개월이다.

국회는 "빈곤층을 비롯한 수백만 페루 국민의 경제적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가 추진한 법안엔 소고기, 거위고기, 라자냐 등도 포함돼 있었는데 '필수' 식량이 아니라는 정부의 비판 속에 최종 대상에선 빠졌다.

이번 면세 조치로 페루 정부엔 38억 솔(약 1조2천500억원)의 세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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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무게를 재고 있는 페루 리마 시장의 상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 세계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페루도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 오름세가 더 가팔라져 지난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6년 만에 최고인 1.48%에 달했다.

연료, 비료 가격 등의 상승세는 트럭 기사, 농민들의 거센 시위로도 이어지며 사회 불안을 야기했다.

밥상 물가 급등은 서민들에게 특히 직격탄이 됐다.

수도 리마의 빈민촌에서 급식소를 운영하는 제니퍼 몬달고는 로이터통신에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며 "닭고기가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이 돼서 급식소에서 닭고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급식소들은 단백질 보충을 위해 시장 상인들에게 남은 고기 뼈나 껍데기 등을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수년간 1솔(약 330원)로 유지했던 한 끼 가격도 어쩔 수 없이 1.5솔(약 490원)로 올렸다.

여섯 식구 점심을 급식소에 의존해 왔던 마리아 산체스는 "급식소가 없어지면 우리 삶이 엉망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게 너무 비싸서 뭘 사야 할 지 모르겠다"고 로이터에 호소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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