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많은 시민이 몰려 예방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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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죄송했다. 참 면목이 없다"고 말하며 자세를 낮췄다. 박 전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으로 남아 달라"며 화해 장면을 연출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순회 중이던 윤 당선인이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달성 사저를 찾아가면서 회동이 이뤄졌다. 회동은 윤 당선인 측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해 약 50분간 진행됐다. 두 사람은 민트차와 윤 당선인이 직접 준비한 한과를 앞에 놓고 서먹서먹한 가운데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가 전했다.
회동을 마친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느냐.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이나 이런 걸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윤 당선인은 검사로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수사했고, 이후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원인이 된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로 활동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만들어낸 윤 당선인이지만, 그가 국민의힘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먼저 자세를 낮추고 화해를 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석했던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는 "두 분간 대화는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웃음도 많이 나왔다"고 말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당선인을 보고 '처음 뵙는 분이지만 화면에서 많이 봬서 그런지 아주 오래전부터 만난 분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화의 시작은 윤 당선인의 '사과'였다. 권 부위원장은 "과거에 특검과 피의자로서, 일종의 악연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죄송하다고 당선인이 말씀하셨다"고 했고, 유 변호사 역시 "(박 전) 대통령께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는 윤 당선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발언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위원장과 유 변호사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 시절 좋은 정책이나 업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시절 정책에 대해 계승도 하고 널리 홍보해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고, 명예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재임 중 하신 일들을 승계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윤 당선인 발언에 감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을 5월 10일 자신의 취임식에 초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초청에 "가능하면 참석하겠다"고 하면서도 "현재 건강 상태로는 자신이 없지만, 노력해서 가능한 한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건강 문제가 화두에 오르자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을 염려하며 "앞으로 서울 통원치료를 해야 할 때 경호 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경호처에 각별히 당부해놓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께서 당시 내각을 어떻게 운영했고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그런 자료도 보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어떻게 나라 국정을 이끌었는지도 배우고 있다"고 말하며 "당선되고 나니까 걱정돼서 잠이 잘 안 오더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은 '친박계' 홍문종 전 의원이 이끄는 친박신당과 합당을 추진 중이다. 홍 전 의원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세부 내용은 조율됐고, 이르면 이번주 중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합당안이 상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의원은 2019년 6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우리공화당에 합류했다가 이듬해 2월 친박신당을 창당했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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