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7년 만에 EU와 회의했지만 "러' 석유 대체 불가능"

추가 증산 요구 일축…일평균 700만배럴 부족 위험

석유수출국기구(OPEC)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럽연합(EU)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손실을 대체하기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은 러시아 제재로 최악의 원유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를 EU측에 전달했다. 또 러시아 공급분을 대체하기 불가능할 것이라며 추가 증산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EU 관리들은 러시아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는 가운데 오스트리아 빈에서 OPEC 회원국 대표들과 만나 회의를 가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EU와 OPEC 사이 양자 회의는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모하마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의 연설문에 따르면 그는 "현재와 미래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공급이 일평균 700만배럴 이상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현재 수요 전망을 감안하면 이런 규모의 손실을 대체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EU는 OPEC이 치솟는 유가를 떨어 뜨리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고 한 EU관리는 로이터에 말했다. OPEC이 원유시장의 균형을 잡을 책임이 있다고 EU관리들이 강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OPEC은 미국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속적 추가증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강한 제재를 가해 지난달 유가는 14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하지만 바르킨도 총장은 현재 원유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펀더멘털하지 않은 변수들"에 따른 결과이며 OPEC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OPEC가 추가 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포함된 산유국 카르텔인 OPEC+는 다음달 일평균 생산량을 43만2000톤 추가 생산하기로 했는데 4월 증산분과 비교해 늘어난 규모는 3만톤 정도에 불과하다.

EU는 아직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EU 27개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석탄을 제재대상에 포함하기로 합의하면서 러시아 에너지를 처음으로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일부 EU 고위 관리들은 원유가 다음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네덜란드의 외무 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유럽위원회가 러시아산 석유 엠바고(금수)와 관련한 제안서를 작성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를 금지하는 것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럽에 비해 러시아 공급에 의존도가 덜한 미국, 호주, 캐나다는 이미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이 같은 금수조치를 놓고 EU 내부에서 의견차가 상당하다. 각국 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천차만별이고 금수조치로 가뜩이나 높은 물가를 떠 끌어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U는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2030년 원유 사용을 2015년 대비 30% 줄일 계획이다. 러시아 원유금수는 대체 에너지 공급확보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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