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명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50bp 인상하는 것)’과 함께 대규모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을 기정사실로 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뿐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제공 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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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과 함께 대규모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의 ‘긴축 쌍끌이’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암호화폐 시장까지 출렁이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긴축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비트코인 3만 달러 붕괴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6.32% 내린 3만96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투자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만 달러가 깨진 건 지난달 16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6.94% 내린 2975달러에 거래되며 3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 크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일주일 전보다 각각 15.1%, 15.4% 급락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4만8000달러 선을 넘기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체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의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양국의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자 비트코인 등이 ‘대안 화폐’로 주목받았다.
탄력을 받던 암호화폐 상승세에 제동을 건 건 Fed의 긴축 가속화다. 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통해 양적긴축의 밑그림을 그렸다. Fed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 등의 만기가 도래해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이다. Fed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매달 약 950억 달러(117조 원) 규모의 양적긴축에 나설 전망이다.
여기에 12일(현지시간) 발표되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이 8%를 넘으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은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Fed가 긴축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장의 유동성이 줄면 투자자는 위험 자산보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게 돼 암호화폐 투자에는 불리하다. 때문에 미국이 돈줄을 세게 죄면서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두 달 안에 3만 달러 아래로 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맥스의 설립자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 가격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며 “최근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는 만큼 오는 6월까지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이더리움은 2500달러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은 Fed 긴축 우려에 전날보다 2.18% 급락했다.
최근 비트코인의 약세가 단순한 기술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호화폐 분석가 맷 말리 밀러 타박은 “비트코인은 지난 1월 3만5000달러에서 두 달 만에 4만8000달러까지 급등했다”며 “과도한 매수 구간에 진입했던 시장이 자연스럽게 매도 구간으로 이어진 것으로 4만 달러 선만 유지한다면 상승세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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