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3월 6일 경기도 파주시 새암공원 교차로에서 "자유, 평화, 통일"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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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되던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라며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반적인 규제 완화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과감한 규제완화와 대규모 공급확대를 약속한 윤석열 당선인 측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간접적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부동산 가격 폭등과 관련해 여러차례 공개 사과했다. 그러다 상승폭이 다소 완화된 지난해 말부터는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세를 확고한 추세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제10차 코로나비상대응특위'에 참석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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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의 주간 변동률은 11주간 이어온 하락세를 끝내고 보합으로 전환됐다. 특히 대선 직후 거래된 아파트의 30%가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기획재정부는 예정에 없는 보도자료를 내고 ‘4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을 완화해달라’는 당선인 측의 요청에 대해 “새 정부 출범 직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실은 “정부 출범 즉시 시행령 개정에 착수해 5월 11일부터 소급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위에서도 속도조절론이 나왔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과 세금 폭탄은 명백히 현 정부의 잘못이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당장 바로 잡기는 힘들다”며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공급이 바로 늘어날 수 없고, 세금도 공시지가, 실거래가 반등률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 획기적으로 낮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저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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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양적으로 폭탄(공급)을 주거나 시장에 이상과열을 부추기는 지나친 규제 완화ㆍ공급은 윤석열 정부 청사진에 없다”며 “시장에서 악용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관리ㆍ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움직이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박탈)에 대해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역점을 두고 추진해 왔던 국정 성과와 과제들을 잘 정리해 대한민국이 계속 도약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정책의 마무리를 강조했다. 검수완박을 핵심으로 한 검찰개혁은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추진했던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으로 꼽힌다.
[사진 문재인 대통령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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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어 정치권을 향해 “혐오와 차별은 그 자체로 배격돼야 한다”며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배려하고 포용하는 사회,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진정한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품격 높은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때론 정체되고 퇴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격동의 근현대사를 헤쳐오며 때론 진통과 아픔을 겪었지만, 그것을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아 결국엔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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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자신의 트위터 팔로워가 200만명이 넘어선 것과 관련 “퇴임하면 (트위터를 통해)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이야기로 새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며 퇴임 후 SNS 등을 통한 직접 소통 가능성을 열어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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