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나토 회원국들. 녹색으로 표시된 국가들이다/나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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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 스웨덴이 조만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결과다.
CNN은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중요하게 다뤘다고 9일 보도했다. 핀란드 정부가 이달 말 의회에 안보 환경 변화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면 의회는 토론을 열어 나토 가입 신청 여부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300km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와중이던 1939년 11월부터 1940년 3월까지 소련의 침공으로 발생한 겨울전쟁으로 영토의 11% 가량을 빼앗겼던 역사가 있다. 핀란드는 최장 12개월의 징병제를 유지하며 정규군 28만명, 예비군 90만명으로 인구(550만명) 대비 큰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는 1990년대에 군사적 중립을 선언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동유럽에서는 발트 3국과 벨라루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북유럽에서는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들 중 발트 3국과 노르웨이는 이미 나토 가입국이며 벨라루스는 친러시아 국가다. 우크라이나와 핀란드만 아직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목격한 핀란드 국민들의 나토 가입 지지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싱크탱크인 핀란드경제정책포럼(Eva)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핀란드 국민의 60%가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41%가 6월 말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가입을 신청할 것을 원했다. 반대여론은 지난해 40%에서 19%로 크게 줄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전 핀란드 총리는 “핀란드 국민은 ‘이성적 공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악시오스에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러시아와 제대로 된 관계를 설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핀란드 국민은 푸틴 체제 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핀란드인 대부분은 2차 세계대전 때처럼 결코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보다 신중한 입장이지만 핀란드가 가입한다면 함께 가입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그달레나 안드레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달 말 현지 공영방송 SVT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가입을 배제하지 않았다”며 “5월 말 안보 정책 보고서에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웨덴 제2야당이자 나토 가입에 반대해 온 스웨덴 민주당 지미 아케손 대표는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민주당도 가입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꿀 것”이라며 “나토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생각을 돌이켜보게 됐다”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뎃이 전했다. 스웨덴은 러시아의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을 계기로 2010년 폐지했던 징병제를 7년 만에 부활시켰다. 스웨덴 군 복무 기간도 최장 12개월이다.
나토도 두 나라의 가입에 긍정적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하면 “(회원국) 30개국이 모두 환영할 것”이라며 가입 신청시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르게이 벨랴예프 러시아 외교부 제2유럽국장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가 이 국가들과의 종합적 관계를 재평가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도록 할 심각한 군사·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난달 인테르팍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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