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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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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부부 초석 논란에…일부 스님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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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서울 북악산 법흥사터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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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된 후 불교계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선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북 청도 한지전용미술관 영담한지미술관의 관장인 영담스님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계종 승려로서 말씀드린다. 산행을 하시다가 빈 절터 아무렇게나 놓인 주춧돌을 만나시거든 잠시 앉아 쉬셔도 괜찮다”며 “쉬시면서 먼 산 구름도 보시고 빈 절터 무상한 이치도 깨달으시고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시비하는 조계종단의 유치함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라”며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과 두 손바닥을 붙인 불교 예법인 ‘합장’을 의미하는듯한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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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담스님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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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종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허정스님은 지난 7일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딱 봐도 새롭게 건물을 짓기 위해 기계로 만들어 가져다 놓은 주춧돌인데 저게 무슨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 게 어째서 비판받을 일인가. 주춧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거기에 나무 기둥도 올리지 마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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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담스님이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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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 대통령 부부는 지난 5일 북악산 남측면 개방 기념 산행 도중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에 앉아 설명을 듣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불교계의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된 사진은 법흥사터에 도착한 문 대통령 부부가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불교 유적들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이다. 북악산 남측 구간에 있는 법흥사터는 신라 진평왕 당시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 부부가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의 지적이 이어졌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스님은 법보신문과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며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스님은 김현모 문화재청장 태도도 비판했다.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밝혔다.

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 문화 유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거세졌고 이에 청와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수석은 지난 7일 MBN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이나 불교를 대하는 존중의 마음은 착석과 관련이 없다”며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그 문제는 사려 깊지 못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문화재청도 “법흥사 터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다”라며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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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의 절 터(법흥사터 추정)를 찾아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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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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