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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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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사령탑 오른 ‘윤핵관’ 권성동…한덕수 인준이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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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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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죽마고우’ 권성동(62) 의원이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은 의원 102명 중 81명의 지지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권 원내대표와 경쟁한 3선의 조해진 의원은 21표를 기록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 꼭 30일 만에 권 원내대표가 원내 수장에 오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내 친윤(親尹·친 윤석열) 체제 구축의 신호탄”(당 핵심 관계자)이란 반응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쁨과 영광보다는 험난한 길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고민이 많이 된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순항하도록 야당과의 협치에 정력을 쏟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의원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 우리가 함께 힘을 합칠 때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2년 뒤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을 향한 안쓰러운 심경도 드러냈다. 그는 “요즘 윤 당선인을 보면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는 (대선 승리로) 좋고 기쁜데 윤 당선인은 격무에 건강이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투톱 체제를 이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세대 포위론을 주창하면서 젊은 패기와 꾀주머니로 대선을 잘 이끌었다”고 추켜세웠다.



권성동 “尹과 깊은 신뢰, 할 말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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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29일 당시 정계 입문 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원도 강릉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찍은 기념 사진. 권 의원은 8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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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내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다. 강릉 출신인 그는 외가인 강릉에 자주 놀러 온 동갑내기 윤 당선인과 10대 초반부터 알고 지냈다. 1993년 수원지검에서 검사(권성동)와 검사시보(윤석열)로 일했고, 2003년 광주지검에서도 형사부 부장검사와 특수부 평검사로 만난 인연이 있다.

대선 경선 기간에는 윤 당선인을 막후에서 조력하다가 지난해 9월 캠프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종합지원본부장으로 합류해 캠프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을 했다. 지난 1월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을 때는 당 사무총장과 캠프 직책에서 자진해 물러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를 잘 아는 한 중진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 중에서도 윤 당선인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짜 윤핵관’”이라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 이런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요즘 윤핵관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고, 장내에선 웃음소리가 터졌다. 경쟁자인 조 의원이 “윤핵관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못 이룬 ‘미생’ 조해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과 대비됐다.

권 원내대표는 “역대 정부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수직적인 당청 관계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를 해체하고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제왕적 대통령 시대를 종식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고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당정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의 핵심 지역으로는 경기도를 꼽으면서 “반드시 탈환하고 싶은 최대 격전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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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발표를 듣고 경쟁했던 조해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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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권 원내대표와 ‘비(非)핵관’ 조 의원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 이번 선거가 권 원내대표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향후 집권 여당 내부에 '친 윤석열계'가 본격적으로 약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은 “과거 친이·친박계로 대변됐던 계파색이 최근 옅어진 상황이었는데, 권 원내대표를 구심점으로 윤 당선인의 원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선인 권 원내대표가 의정 경험이 없는 ‘0선’ 윤 당선인을 도와 정부와 국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의 강점은 협상력과 상대 당이라도 선을 긋지 않는 원만한 소통 능력”이라며 “윤 당선인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인 만큼, 긴밀한 당정 협력을 바탕으로 각종 위기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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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권성동 의원(오른쪽)이 이임하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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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윤핵관'이란 타이틀이 향후 민주당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꼬리표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패배 이후 공세를 벼르는 민주당이 당선인과 가까운 권 원내대표를 공격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총 110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을 이끌고 172석의 민주당에 맞서야 하는 상황도 난제로 꼽힌다. 당장 4월 국회에서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2차 추경 등을 놓고 민주당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가 권 원내대표의 대여 협상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도 결과에 따라 권 원내대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작부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국민의힘 원로 인사는 통화에서 “역대 보수정당 신임 원내대표 중 가장 난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며 “국익을 위한다는 기준으로 임하면 협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기현 전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던 송언석 의원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권 원내대표 당선 직후 축하 전화를 걸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당정이 환상의 호흡으로 국민만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경제와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어려운 시기인 만큼 풍부한 경륜을 갖춘 권 원내대표가 당내 화합과 여야 협치를 원만히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윤핵관이 아닌 민심을 우선하는 ‘민핵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권 원내대표가 여야 협치와 국민 통합을 우선하길 기대한다”며 “박홍근 원내대표가 제안해 합의한 대선 공통 공약 추진기구의 속도감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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