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라인, 아칸소 지역에 배달 기지 마련
플라이트렉스는 텍사스주에 기지 발표
일이년 전과 달라진 규제 완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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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트를 시키고 싶을 때나 신형 아이폰을 주문해야 할 때 드론 배달이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이 불과 일이 년 전에 나왔다면 부정적 대답을 얻었겠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 등 규제 당국이 배달 드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의사를 보이면서 이미 미 전역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빠르게 무인 드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배달 드론 업체 집라인(Zipline)이 최근 미국 남부 아칸소 지역에서 배달 기지를 마련했다. 집라인은 대형 유통 체인 월마트와의 협업하고 있으며 미국 내 첫 상업 배달 드론 기지다. 이어 음식 배달에 주력하는 이스라엘 배달용 드론 기업 플라이트렉스는 텍사스주에 배달 기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계열사인 윙은 버지니아주에서 배달용 드론 활용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도 배달용 드론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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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에서 드론 배달 기지가 생기며 기대감이 모이는 만큼 실질적인 운영을 위해 가장 관심이 모이는 부분은 규제 완화다. 상업적으로 제한 없는 운영이 가능해지려면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무인 드론 불시착이나 여객기 충돌 등 안전상의 우려가 드론 배달 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FAA 규정에서는 무인 비행체가 상공에서 운행을 하려면 사람이 원격으로라도 계속 비행 과정을 시야에 두고 감시해야 한다. 무인 드론의 경우 스스로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시야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이를 설득시키는 게 과제다. 집라인 측은 "드론 운영이 인간의 시야에 벗어나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을 받는 과정까지는 쉽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플라이트렉스의 야리브 바쉬 최고경영자(CEO)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며 "상업적인 규모로 드론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드론을 설계하고 만든 다음 여객기 인증을 받는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지난 2월 FAA는 400피트(약 122미터) 상공 이내에 머무르는 무인 항공기를 대상으로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 현장 시험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여객기 수준의 FAA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항공 로지스틱스를 규제에 맞춰 운영하기 위해서는 배달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FAA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시각 변화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바쉬 플라이트렉스 CEO는 "FAA의 시각이 불과 일년 전과는 매우 달라졌다"며 "기존에는 그들의 접근 방식이 기어가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걷기 단계로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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