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식용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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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7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올해 가을 메뉴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식용유와 밀가루, 설탕 등 원재료값이 모두 올라서다. A씨는 "장사 시작할 때만 해도 식용유 한통(18ℓ)에 2만3000원이었는데 지금은 5만원 중반대"라며 "분식은 서민 음식이고 지금 많이들 드시는 계절이라 쉽게 가격을 건드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튀김이나 꽈배기, 돈까스 등을 파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식용유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밀가루값이 오르면서 500원씩 가격을 올렸는데 올 가을에도 가격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대두유(콩기름)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79.54센트로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3년째 꽈배기집을 운영하는 60대 B씨는 "식용유값은 1년 전부터 꾸준히 올랐다. 식용유 18ℓ가 2만8000원이었는데 지금은 5만원에 육박했다"며 "꽈배기 가격도 언젠간 올려야 하는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고 서민 음식이다 보니 마진율이 떨어져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식용유 가격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차질을 빚은 데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의 가뭄으로 대두 생산이 감소하면서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식용유 가격에 불을 지폈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씨 생산량이 세계 1위,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 생산 규모는 세계 7위다.
국내 식용유 가격도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최저가 기준 오뚜기 콩기름(900㎖)은 3580원으로 전년 동월(1980원)보다 81% 올랐다. 해표 식용유(900㎖)는 3900원으로 1년 전(2900원)보다 34% 상승했다.
국내 식용유 제조업체도 가격을 조정한다. 사조대림은 이달 식용유를 비롯한 카놀라유·올리브유 등 고급유를 10% 내외로 인상할 예정이다. 롯데푸드 역시 업소용 콩기름 가격을 10% 상향 조정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B2B(기업 간 거래) 제품의 경우 가격이 월별로 오르내리는데, 가격을 내린 시기보다 오른 시기가 훨씬 많았다"며 "코로나19와 남미 작황 부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도 가격이 오를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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