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에게 거듭 사과 촉구
31일 아침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기 위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두 번째 삭발자로 나선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눈을 감고 삭발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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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권리 예산 등 관련법 개정 요구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기 위해 장애인단체가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장애인 혐오 발언에 대해 사과를 거부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일주일 휠체어 동행 체험’을 제안하기도 했다.
31일 아침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가 두 번째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자로 나선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전날 삭발식과 마찬가지로 철제 사다리를 목에 걸고 쇠사슬로 몸과 사다리를 한데 묶고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2002년 9월 서울 시청역 지하철 선로로 장애인 활동가들이 내려가 사다리를 목에 걸고 쇠사슬로 몸을 묶으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했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최 회장은 삭발하기 앞서 “지난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참사부터 이동권 투쟁을 해왔다. 이동해야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이동해야 교육받을 수 있고, 이동해야 일을 할 수 있다. 너무나 상식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식적인 것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결코 상식적이지도, 평등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근길 불편을 드려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하지만 저는 단지 지하철을 타는 우리 시민분들의 삶이 부러웠다. 나도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삶을 원한다. 이동할 때 ‘떨어져 죽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게 정말로 힘들었다”고 울먹였다.
단체는 장애인단체 시위에 혐오 발언을 한 것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이준석 대표에게 다시 한번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일주일 휠체어 동행 체험’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나는 이준석 대표 말처럼 시민을 ‘볼모’ 삼아 지하철 타지 않았다. 차기 여당 대표가 어떻게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장애인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는 정치적 도구로 삼은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자가 무료급식 자원봉사하는 것을 봤다. 이 대표도 저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단 일주일만 함께 장애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함께 체험해보기를 제안한다. 단 일주일만 함께 휠체어 타고 ‘왜 장애인들이 저러는지’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에 나섰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장애인의 날인 다음달 20일까지 2023년도 장애인권리 예산 반영 등 관련법 개정에 대한 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며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매일 한 명씩 삭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31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하기 앞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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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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