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째,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으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가 학교 친구들에게 뜻밖의 포옹 선물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훈훈함을 주고 있다.
지난 23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아마추어 복싱 선수 데니스 비소츠키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주 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조카가 스페인 초등학교에 첫 등교한 날의 영상을 공개했다.
비소츠키의 조카는 원래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살았는데, 전쟁통에 버스를 타고 폴란드로 떠났다가 삼촌인 비소츠키와 할머니가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2주 전에 온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담임교사가 반 친구들에게 비소츠키의 조카를 소개했지만, 아이는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 멀뚱히 서 있었다. 그러자 반 친구들이 앞으로 몰려나와 비소츠키의 조카를 에워싸고 꼭 안아주기 시작했다. 마치 서로 안아주려고 다투어 오는 듯한 모습이다. 친구들의 열렬한 환영에 그제야 비소츠키의 조카는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이런 모습을 본 담임교사는 비소츠키 조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영상을 직접 찍은 비소츠키는 페이스북에 스페인어로 “고마워요, 스페인”이라고 적고 스페인어 국기와 함께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게시했다.
이 동영상은 올렉산더셔바 전 주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대사 등이 트위터에 공유하는 등 SNS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영상을 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우리 어른들이 이 아이들로부터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배울 수만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소츠키 조카의 아버지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남았다고 한다. A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수백만 명의 여성, 어린이들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했지만, 60세 미만 남성 대부분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남아야만 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은 350만 명에 달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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