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재정·금융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23일 금융 당국은 이달 말 종료가 예정됐던 소상공인 대출 만기와 상환 유예조치를 9월 말까지 6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금융위원회에 소상공인 금융지원의 연장 협의를 요청했다.
남은 문제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한 5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이다. 이날 인수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재원 확보 계획 등을 포함한 추경 편성 방안을 24일 인수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우선 윤 당선인 측과 민주당이 예상하는 추경 규모에 차이가 크다. 윤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최대 5000만원, 방역지원금에 추가로 600만원을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5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추계다.
그러나 민주당은 2차 추경의 규모를 30조~35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도 2차 추경의 규모로 35조원을 제시했다. 인수위 측 추계보다 15조~20조원 적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재부가 추경 재원 규모를 얼마나 잡는지에 따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아직 견해차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추경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양측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인수위는 우선 현 정부의 예산 사업을 구조조정해 추경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사업 중 하나인 한국판 뉴딜(약 34조원)을 비롯해 일자리 사업(31조원)과 장기적인 인프라 사업 등이 축소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의 예산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인수위의 추경 재원 마련 방식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기재부도 난감한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한창 집행하고 있는데 사업을 없애거나 줄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추경 규모와 재원 마련 방식 모두에서 이견을 확인한 여야는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주도권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코로나 피해 극복부터 챙기겠다던 약속을 2주간 방치한 점은 유감스럽지만 늦게나마 우리 당의 2차 추경 제안을 수용한 점은 다행”이라며 “방역 조치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고 온전하게 보상하도록 추경 규모와 재원 조달 등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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