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니(왼쪽 첫번째)가 2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주 파크로프의 제2교도소(IK-2) 내부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변호사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이 모니터 화면에 비치고 있다./사진=AFP |
사기죄로 수감 중인 러시아 대표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재단 기부금 횡령과 법정 모독 혐의로 추가 기소돼 22일(현지시간) 징역 9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이날 자신이 세운 재단의 재산을 훔쳐 사기 행각을 저지르고 법원을 공공연히 모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발니에게 징역 9년의 유죄 판결을 추가로 내렸다. 마르가리타 코토바 판사는 "나발니는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2011년 비영리단체 반부패재단(FBK)을 창립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자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힌 나발니는 2020년 8월 별안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였다. 그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이듬해 1월 귀국했으나 즉시 체포됐다.
이후 재판에서 사기죄 및 가석방 규칙 위반 등 혐의로 2년6개월 징역형을 최종 선고받아 악명 높기로 유명한 모스크바 동부 마트로스카야 티시나의 보안구역에서 복역 중이다.
나발니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조국의 붕괴와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이제 모든 사람의 의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나발니가 법원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나발니에게 선고된) 이 기이한 징역형은 나발니와 그의 정부 투명성·책임성 강화 운동에 대해 크렘린이 수년간 가해온 공격의 연속"이라며 "미국 정부는 다시 한번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크렘린의 눈에 나발니의 진짜 범죄는 반부패 운동가와 야당 정치인으로서 그가 해온 일들"이라며 "러시아 당국은 그런 일들을 빌미로 나발니와 그의 동료들에게 '극단주의자'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고 지적했다.
EU도 나발니에 대한 9년 징역형 선고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며 강력 비난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EU는 러시아 야당 정치인(나발니)의 징역을 연장하는 판결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러시아 당국에 그를 즉각 조건 없이 석방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사회와 독립 언론, 개별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을 개탄한다"고 덧붙였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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