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우크라 사태 후 첫 통화
왕이, 시진핑 압박한 바이든 겨냥
"어떤 협박과 압력도 용납하지 않아"
중국 관영 매체와 당국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8일 정상 통화 이후 “미국의 제재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며 중국인들을 단합시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오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통화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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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안후이성에서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 간 통화에 대해 소개하면서 “(시 주석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중국은 시종일관 ‘세계 평화를 지키는 힘’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일관되게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또 “우리는 어떠한 외부의 협박과 압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겨눈 어떠한 이유 없는 비난과 의심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물질적으로 러시아를 지원한다면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이어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방안을 2가지 제시했다”며 “당사자 간 대화 및 협상을 함께 촉진해 최대한 빨리 전쟁을 멈추고, 민간인 사상을 피하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라는 점과 장기적으로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집단적인 대항을 하지 않고, 균형 잡히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지역 안보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들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관영 영문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해 중국을 비방하거나, 위협 또는 강압으로 미국의 명령을 따르거나 굴복하도록 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가 중국이나 기업과 개인의 권익을 위협하는 조처를 취한다면 중국은 동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은 18일 오전(미국 시간 기준) 1시간52분간 화상으로 통화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자 지난해 11월 15일 화상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접촉했지만, 이번 사태의 해법을 찾진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냉전을 가속화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후로 미국은 유럽 등 동맹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중국과 미국은 갈등은 이미 고조돼 있었다”며 “미국과 맞서려는 공통의 관심사가 중국과 러시아 간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또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모두 권위주의자이자 민족주의자로,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도전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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