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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외교부 청사·용산 국방부 신청사 중 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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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후보지 두 곳으로 압축…인수위, 18일 현장 점검

[경향신문]

경향신문

용산이냐 광화문이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위 사진)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아래 사진 왼쪽 건물)로 압축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8일 이들 2곳을 현장 방문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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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대냐, 용산 시대냐.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7일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를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1안)와 용산 국방부 신청사(2안) 두 곳으로 압축했다. 인수위는 18일 외교부·국방부 청사를 각각 방문해 현장 점검한다. 인수위는 이전 비용, 경호 등 측면에서 용산 카드를 유력 검토 중이다. 다만 ‘광화문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관련기사 2면

김은혜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은 “윤 당선인과 참석자들은 회의 결과, 청와대 이전 후보지를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 두 군데로 압축하고, 해당 분과 인수위원들이 내일(18일) 오후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획조정·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들이 18일 오후 2시 외교부 청사와 국방부 청사를 각각 현장 방문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45분부터 1시간15분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을 보고받았다. 회의에는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인 A의원은 통화에서 “위원장, 부위원장 등 인선이 다 발표된 만큼 인수위 전체 운영에 대한 회의를 했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광화문 외교부 청사 이전 방안과 용산 국방부 신청사 이전 방안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로서는 용산 이전 방안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일단 이전 비용이 광화문보다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 B의원은 “광화문 외교부 청사로 이전하게 되면 외교부가 (이전을 위해) 민간 건물을 임차해야 하기 때문에 (용산 이전보다) 비용이 두 배가 더 든다”며 “국방부로 이전하면 돈이 덜 든다. 바로 옆에 있는 합동참모본부 건물은 절반이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용산 이전 방안이 광화문 방안보다 시민 불편도 적을 것이라고 본다. B의원은 “외교부 청사로 가면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광화문광장도 시민들이 사실상 못 쓰게 되고, (대통령 이동 시) 전파 차단 때문에 주변 직장인들 통화에도 장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용산, 비용 등 이점…‘광화문 대통령’ 상징성에 고심

윤석열 집무실, 국방부·외교부 청사 택일

경호 측면도 고려…용산공원을 시민과 ‘소통의 장’ 활용 계획
일각 “군시설로 가면 구중궁궐”…“장소보다 일이 중요”지적

인수위 핵심 관계자 C의원은 “당선인이 출퇴근하게 될 경우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마비될 수 있다. 반경 20㎞까지도 교통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국민 불편을 덜 끼친다는 점에서는 용산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용산공원을 대통령과 시민의 소통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B의원은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90만평인데 그 한가운데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공원을 통해 담장을 허물어버리면 미국 백악관 주변처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광화문으로 이전할 경우 대통령 집무실이 현 청와대와 거리가 가까운 만큼 결국 기존 청와대 건물을 활용하게 되면서 집무실 이전 취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 C의원은 “광화문으로 이전할 경우 기존 청와대 건물을 그대로 써야 되는데 그러면 (집무실 이전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구중궁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27일 ‘광화문 대통령’ 구상을 밝히면서 “국민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숲속에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광장 속에서 참모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대통령을 만나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시설로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될 경우 당초 취지와 달리 시민 접근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의원은 “(어디로 결정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며칠 정도 (고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용산 이전 방안에 대해 “‘광화문 대통령’을 하겠다고 한 취지와는 안 맞는다”며 “국방부 자리는 시내와 거리도 있고 다시 구중궁궐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차기 정부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산불 대책이나 코로나 관련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지금 가장 시급한 국정 현안이다. 한 푼이라도 그런 곳에 쓰는 게 낫다”며 “국민들 삶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문제들이 오히려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태희 당선인 특별고문은 CBS 라디오에서 “정말 국정에 시급하고 중요한 게 뭔가 하는 걸, 국민 여론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청와대 조직개편이라든지, 청와대 기능을 보완해서 소통의 문제라든지 일하는 방식의 문제를 고쳐야지 장소를 옮긴다고 일하는 방식과 소통의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국방부로 들어간다는 건 납득이 안 된다”며 “국방부, 합참은 군사기지다. 청와대보다 경비가 삼엄한 곳인데, 여기 시민들이 어떻게 들어가나. ‘시민 속의 대통령’ 취지에도 안 맞다”고 비판했다.

유설희·조문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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