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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인텔 '파상공세'…세계 파운드리 시장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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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을 위해 1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텔이 친정인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인텔과 서방국 간의 반도체 동맹 체제가 한층 견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또한 인텔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을 놓고 업체 간 패권 다툼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는 타이완의 TSMC를 추격하는 동시에 인텔의 공세도 따돌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15일(현지시간) 인텔이 발표한 유럽 반도체 투자 세부 계획을 보면 인텔은 독일 마그데부르크에는 170억 유로(약 23조 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습니다.

또한 프랑스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이탈리아에 포장 및 조립시설을 각각 건설하고 아일랜드에는 120억 유로(약 16조4천억 원)를 들여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인텔과 유럽의 공조는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공급망 확대를 꾀하는 인텔과 아시아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특히 유럽이 자율주행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만큼 이에 대비해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선점하려는 인텔의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 대응하고 미국과 아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EU 반도체칩법을 제정하고, 반도체 부문에 공공과 민간에서 430억 유로(약 59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2030년까지 유럽내 반도체 생산을 전 세계 생산량의 2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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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시장에서 EU 회원국들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9% 수준에 불과합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인텔의 이번 유럽 투자 소식은 삼성이나 TSMC에는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니다"면서도 "인텔이 과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뒤 지난해 4월에는 200억 달러(약 23조9천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1월에도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5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업계는 이처럼 인텔의 공격적인 투자로 파운드리 시장이 장기적으로 TSMC와 삼성전자, 인텔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TSMC가 52.1%로 압도적 1위고, 삼성전자가 18.3%로 2위입니다.

삼성전자와 TSMC도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TSMC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440억 달러(약 47조5천억∼52조3천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메모리 분야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171조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상반기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착공하며, 경기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네 번째 생산라인 'P4' 착공도 예정돼있습니다.

삼성은 특히 첨단 미세 공정에서 기술력을 먼저 확보해 TSMC를 앞선다는 전략입니다.

전체 점유율 면에서는 TSMC가 삼성전자를 월등히 앞서지만, 5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두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최강자이지만, 첨단 미세 공정 기술력 면에서는 삼성과 TSMC에 뒤처지는 편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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