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미묘한 관계 쌓아온 文대통령과 尹당선인, 앙금 풀지 못한채 레이스 끝나
靑은 통합과 협치에 방점 찍고 차분히 준비, 尹당선인도 예우 갖출 듯
다만 돌발 상황 발생할수도, 두 사람의 회동에 정치권 이목 집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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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의제 등을 포괄적으로 점검하면서 회동을 준비하고 있다. 전현직 정권의 관계 설정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이번 회동에 대한 정치권의 주목도도 높다.
두 사람이 쌓아온 관계는 한국 정치 역사 어느 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복잡미묘하다. 문 대통령이 선택해 임명한 검찰총장이 대선 직전에 야당의 주자가 되면서 정권을 내어준 상황이 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할 당시 여권과 청와대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를 아끼던 당시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윤 총장을 최종 선택했다.
하지만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일년 넘게 이어지고, 법무부가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가면서 정권과 윤 총장의 대립 구도는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며 감싸는 발언을 했지만, 윤 당선인은 3월에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앙금은 대선 기간에도 쌓였다. '국민통합'을 강조하던 윤 총장이 느닷없이 "정권이 범죄를 저질렀다", "적폐 수사는 당연히 해야한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인터뷰에서 쏟아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본척 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답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현 정권을 범죄 정권으로 몰아간 것에 대한 배신감이 묻어있는 반응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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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두 사람의 앙금이 풀릴 계기도 없이 대선 레이스가 끝났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회동에 통합과 협치에 초점을 맞춘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패배는 뼈아프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협력하려 힘쓰는 모습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만남의 정치적 의미가 중요하다"며 "앙금은 털어내고 협치와 협력에 방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이 완전히 교체됐기 때문에 국정운영의 세부적인 내용을 상의할 수는 없겠지만, 큰 틀에서 통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내비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적폐 수사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이 먼저 얘기를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의 축하 통화에서도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이 하나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도 문 대통령에게 예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많이 가르쳐 달라"며 낮은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불과 24만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도 정권 심판이 아닌 국민 통합과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돌발적인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폐 수사와 관련해 윤 당선인이 얘기를 꺼낼 수도 있고, 검찰총장 시절 겪었던 과거 얘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묵혀 있던 앙금이 풀릴지, 아니면 긴장감이 더해질지, 두 사람의 회동에 정치권 뿐 아니라 국민의 관심도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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