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너머…대입제도, 신분 제도인가? 교육 제도인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 = 소라야 시멀리 지음. 류기일 옮김.
페미니스트 비평가인 저자는 분노에 대한 젠더 고정관념에 주목한다. 남성은 분노를 이용해 자신의 권위를 강화하는 반면, 여성은 분노를 슬픔·실망·좌절감으로 표현하거나 침묵한다. '화난 여자'는 감정과잉에 비이성적이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고정관념은 학습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분노와 관련된 문제의 대부분은 분노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축조되는 방식에서, 그리고 우리의 감정이 우리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라는 필터를 통과하는 방식에서 비롯한다. 분노는 특정한 이들에게 허락되는 권리여서는 안 된다."
저자는 변화와 희망을 만드는 힘으로 분노를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분노의 힘을 통해 성폭력에 맞서 싸우며 자신과 사회를 변화시킨 여성들을 소개한다.
문학동네. 552쪽. 1만9천500원.
▲ 동물 너머 = 전의령 지음.
난민·이주민·동물·젠더 문제를 연구하는 인류학자가 동물권·동물복지 담론과는 다른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바라본 책이다.
몇 년 전 영상으로 퍼진 '돼지망치 살해사건'은 동물을 상대로 한 폭력을 고발하고 새끼돼지의 고통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저자는 기피되는 직종에 종사하며 축산농장의 관행에 따라 '자기 손을 더럽힌' 농장 노동자에 주목한다. 인간이 동물의 고통을 대신 말하는 작업은 필요하지만, 여기에는 젠더와 계급 등의 문제가 얽혀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질문은 한국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대하고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동물의 고통은 종종 인간사회 내 불평등, 위계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이를 우회한 채 동물의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효과를 낳는가? 더 나아가 동물의 고통을 인종차별·성차별 등의 사회적 불평등과 연결시키거나 그 안에서 재정의하기 위해 인간 집단 내 불평등을 본질화·탈역사화하는 것은 어떤가?"
돌베개. 189쪽. 1만3천원.
▲ 대입제도, 신분 제도인가? 교육 제도인가? = 서남수·배상훈 지음.
대입제도의 형성과 변화에 영향을 미친 사회적 현상을 조명하고 앞으로 지향해야 할 대입제도의 방향을 제안하는 책이다.
공저자인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은 "'입시 지옥'을 해소할 간단명료한 답이나 묘방은 여전히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대입제도를 신분 제도로 볼 것인가, 교육제도로 이해할 것인가의 관점이 그 해법 모색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476쪽. 2만5천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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