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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급등세 일단 멈춤…산업계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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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산유국 생산 증가 가능성에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변동성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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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아나 침공 이후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가 폭락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다시금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이 나타날 경우 원유 의존도 높은 국내 산업계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는 우려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5달러(12.1%) 폭락한 배럴당 10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산유국들의 증산 기대에 10% 이상 하락하며 배럴당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도 16.84달러(13.2%) 하락한 배럴당 111.14달러로 집계돼 2020년 4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WTI 가격은 이번 주에 130달러를 돌파했었다. 브렌트유 가격도 같은 날 배럴당 139달러를 돌파하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던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꺾인 건 증산 기대감 때문이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산유량 확대를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협의체는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한 상황에서도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는 기존 방침을 유지해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이 종료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외교적 해결에 합의하느냐가 관건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터키를 방문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라고 알려지면서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에 대응해 러시아는 원자재 수출 금지 조치로 맞섰다. 이에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는 니켈, 철, 구리 등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가격은 장중 111% 폭등하며 10만1365달러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ME는 니켈 거래를 전면 중단시킨 상태다.

구리도 지난 7일(현지시간) t당 1만845달러를 기록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철강업계는 장기간 공급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당장 수급에는 영향이 없다지만 가격 변동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니켈을 핵심소재로 쓰는 전기차 배터리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치솟으면서 화학업계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나프타 선물 계약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t당 1078.4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423.25달러(70.56%) 인상된 가격으로, 2008년 6월(1080달러) 이후 14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에 더해 원재료 부담까지 커지며 수익성이 당분간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국내 NCC 가동률 저하가 불가피하며 다운스트림 업체들까지 포함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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