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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직한 전쟁범죄 '성폭력'… 관통당한 몸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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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관통당한 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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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간 '관통당한 몸'은 전쟁 성폭력의 실체를 고발한 책이다. 영국 출신의 언론인인 저자 크리스티나 램은 제2차 세계대전 위안부부터 21세기 IS의 성노예까지 전쟁 상황에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폭력을 다뤘다.

저자는 전쟁이 일어나면 여성의 삶에서 목숨을 잃는 것 이상의 고통인 성폭력이 더해진다고 했다. 30년 가까이 분쟁지역 전문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전쟁 성폭력의 실태를 이 책에 담았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내면에서 존재의 의미를 빼앗는다. 가정을 파괴하고, 공동체를 해체한다.

어린 소녀는 성폭력 이후 버림받은 사람이 돼 인생을 막 시작하기도 전에 끝내기를 바라게 한다. 공동체에서는 '나쁜 피'로 거부당하고 어머니들에는 그들이 겪은 고통을 매일 떠올리게 하는 아이들을 태어나게 만든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위안부와 독일 여성에 대한 소련 군대의 성폭행을 다룬다.

르완다 후투족은 1994년 투치족 80만명을 학살하고 약 50만건으로 추정하는 강간 범죄를 저질렀다. 버마군은 2016년 로힝야족 소탕 작전을 시작했다. 로힝야족 여성의 52%가 강간당했다.

이어 보스니아의 강간 수용소, 보코하람의 나이지리아 여학생 납치, 야디지족 여성에 대한 ISIS의 만행까지 차례대로 추적했다.

저자는 "강간은 인류가 아는 가장 값싼 무기"라고 규정했다. 전쟁 성폭력은 공동체를 공포에 떨게 하거나 경쟁 종족을 말살하기 위해 의도적·전략적으로 자행된다. 무보수로 끌어모은 병사에게 보상하는 방법이자, 상대를 응징하고 굴복시켜 승리를 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강간은 1998년에 이르러서야 전쟁범죄로 처음 처벌됐다. 책은 끔찍한 전쟁범죄에 대한 고발인 동시에 생존과 극복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에는 상처 입은 여성 그리고 살아남아 일어서고 발언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담겼다.

◇ 관통당한 몸/ 크리스티나 램 지음/ 강경이 옮김/ 한겨레출판사/ 2만2000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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