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은 항공업계 부담으로 항공사 운영비의 20~30%를 유류비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8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비행기들이 서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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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이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9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3월 4일 기준)은 배럴당 141.7달러(약 17만5000원)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지역별로 가격이 다른데 중·남미는 배럴당 151.65달러를 기록해 5개 권역 중 가장 높았다. 아시아는 배럴당 126.65달러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다.
IATA 항공유 가격 지수는 2월 25일 303.8을 기록해 300을 돌파한 뒤 이달 4일에는 387.4로 상승했다. 항공유 가격 지수(Jet Fuel Price Index)는 2000년을 100으로 보고 산출한다. 가격 지수가 300이면 2000년과 비교해 항공유가 3배 이상 높다는 의미다. 유가와 연동해서 움직이는 국제 항공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직후부터 수직으로 상승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은 “원유 시장에서 팬데믹발 공급 부족과 지정학적 위기가 동시에 찾아온 전례가 없어 유가 예측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국제유가는 오르겠지만 천장이 어딘지 누구도 내다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역별 항공유 가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항공사의 고민이 커지는 건 항공유 가격이 수익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유류비는 국내 항공사의 전체 영업 비용 중 25% 안팎을 차지한다. 이런 이유로 국제 유가가 1달러 오를 경우 항공사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의 손실을 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비축분은 10~15일 수준이라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재는 유가가 안정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항공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유가에 연동해 움직이는 유류할증료가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달 인천-애틀랜타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205달러로 180달러에서 25달러가 올랐다. 국제 유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에 유류할증료도 당분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흑자를 이끈 화물 항공운임 상승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항공사의 고민은 커가고 있다. 인천-뉴욕 기준 1㎏당 항공운임은 11.5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상 화물운임은 낮아지고 있다. 국제 해상운임을 대표하는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올해 2월에 접어들면서 하락하고 있다. 업계에선 해상 화물운임 하락으로 항공 물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항공운송협회가 발표하는 항공유 가격 지표. 지난 2월 300을 돌파한 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료 국제항공운송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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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분명 항공사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지만 이보다 러시아와 유럽 간의 상호 제재에 따른 영향이 대한항공 등에는 (항공 물류를 더 확보할) 다른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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