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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대선 전날 북한 경비정 NLL 침범…남북군사합의 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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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서해 최북방인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 1척과 이를 쫓던 북한 경비정 1척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북한 함정의 월선은 2018년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다. 관련 당국은 단순 해프닝인지, 의도된 사건인지를 놓고 조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이날 오전 9시쯤 북한 선박 1척이 NLL에 접근한 것을 발견했다. 즉시 경고방송을 했지만 이 배가 계속 남하해 NLL을 넘었고 해군 고속정(참수리급)이 출동해 오전 9시30분쯤 백령도 동쪽 10㎞ 해상에서 예인에 나섰다. 이후 4분쯤 뒤엔 해당 선박을 뒤쫓아온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연안 경비정이 나타났다. 경비정을 향해 ‘퇴각하라’고 네 차례의 경고 통신을 하자 북측은 ‘돌려보내라. 어선이다. 거부하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귀측에 있고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위협 경고 통신을 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해군 고속정은 북한 경비정이 NLL을 1㎞ 정도 침범하자 40㎜ 함포 세 발로 경고 사격했다. 그제야 북한군 경비정은 뱃머리를 돌려 북으로 돌아갔다고 합참은 밝혔다.

중앙일보

백령도 인근 NLL 침범 북한 선박 나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군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경고 사격을 받고 북으로 돌아가는 데 3분이 걸렸고, NLL 침범부터 복귀까지 걸린 시간은 7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함정 월선은)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이라며 “상황 종료 이후 국제 상선 통신망과 서해지구 통신망을 통해 ‘귀측 선박이 남하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고, 확인되는 대로 통보하겠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 측 해안포 개방 여부와 관련해선 “특별한 동향이 없었다”며 “상황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합참에 따르면 해군이 나포해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예인한 북한 선박(약 13m 크기)에는 총 7명이 타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이들 중 6명은 군복을 입었고, 1명은 민간인 복장이었다”며 “배에서 무장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포된 선원들은 관계기관의 합동신문 과정에서 “이삿짐을 배로 나르다가 항로를 착각한 것 같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선박은 GPS(위성항법장치) 등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귀순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가 끝나면 이른 시일 내 북측에 송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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