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6일까지 발생한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감염은 46건으로, 이에 따른 가금류 살처분은 713만6000마리로 집계됐다.
2020년 겨울부터 2021년 봄까지 가금농장에서의 AI 감염이 102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가금류 2881만6000마리를 살처분한 것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는 절반 이하로, 살처분 마릿수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AI 방역 정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인근 3㎞ 이내 모든 농장에서 닭·오리를 살처분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겨울에는 1㎞ 이내 농장의 같은 축종만 살처분하는 한편 위험도에 비례한 살처분 범위를 설정하고 농가 자율방역 시스템을 강화했다.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이 증가하는 가운데 양돈농장에서는 ASF 감염이 올 들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야생 멧돼지의 ASF 감염은 지난해 964건, 올 2월까지 353건이 발생했지만 국내 농장의 ASF 감염은 2019년 14건에서 2020년 2건, 지난해에는 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생한 5건은 모두 농장 간 수평 전파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운영하는 한편 농장에 대해 방역 시설 설치를 확대하고 방역 의식도 끌어올린 결과로 보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는 "가축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인근 지역에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리는 것은 물론 신속한 살처분과 소독 조치 등을 진행한 결과"라며 "철저한 예방이 국내 축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편익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축 전염병 방역 성공에 따른 직간접 경제 효과가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농식품부는 자체 평가하고 있다. 전년 동절기 3000만마리의 가금류 살처분에 사용된 재정은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면 마리당 1만원의 경제 효과가 있는 셈이다. ASF 방역에 따른 경제 효과가 1조6000억~2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ASF가 확산해 사육 마릿수의 10~15%를 살처분할 경우 생산액 감소와 사료 판매량 감소로 이 같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방역에 성공한 덕에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지난해 8월 강원도 고성 양돈농가에서 ASF가 발생했을 때 국내 돼지가격은 지육(통돼지) 기준 29.4% 폭등했다. 계란도 지난해 3월 한 판에 7700원까지 뛰었지만 지금은 6179원으로 평년 가격(5874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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