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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금리 상승기에도…중소기업·자영업 대출 나홀로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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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중소기업 대출, 두 달 사이 10조원 늘어

쪼그라드는 가계대출과 정반대로 뛰어

중기 대출금리 가계보다 0.4%포인트 낮아

20여년만에 격차 최대로 벌어져

빚으로 연명해 부실채권 확률 높아

아시아경제

명동 거리는 더 추웠다. 영하권의 추위 탓만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관광객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이곳 상가 곳곳에는 임대문의, 임시휴업, 영업종료 안내문이 숱하게 붙었다. 7일 명동 거리의 폐업 점포 100여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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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금리 상승기에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영업이 어려워지자 운영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데다, 가계대출보다 금리 상승 속도가 훨씬 낮은 이유가 겹쳤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규제로 틀어막은 이후, 은행들이 중기·자영업자 대출금리를 낮춰 영업 경쟁을 벌인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두달 연속 뒷걸음치며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쪽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4일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2월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대출 잔액 합계는 563조9614억원이었다. 1월(559조7387억원)보다 3조2227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1월에는 작년 12월보다 6조2602억원 증가했다. 불과 두달 만에 10조원 정도가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3조원 가량 쪼그라든 것과 비교하면 나홀로 독주한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현재 대출 한도 규제가 의미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금리가 많이 오른데다 집값이 떨어져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고 주식시장까지 침체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상황이 딴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에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대출을 많이 유도하고 있는데다, 산업은행 같은 특수은행들도 정부 정책에 따라 저금리 대출을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조사한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1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52%였다. 가계대출(3.91%)보다 0.39%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가계 대출금리보다 이렇게 낮은 것은 2003년 5월(0.4%포인트) 이후 약 20여년만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고금리 시절 한동안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가계 대출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됐지만 2004년부터는 역전해 높은 수준에 머물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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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에 부실기업이 완전히 청산 되면서 오히려 한동안 기업이 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를 앞질렀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낮았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가계보다 높아진 건 가계대출은 떼일 위험이 적은 주택담보 대출이거나, 신용도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 위주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 대출이자가 가계보다 싼 이례적인 현상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고삐를 조인 영향이다.

문제는 빚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부실채권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사태로 어려워진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를 또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와 은행들이 우려를 표했지만 정치권의 압박과 어려운 소상공인 사정을 감안한 조치였다. 금융권도 "국내은행 연체율은 0.21%(작년 12월)로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졌지만, 빚을 내 버티며 나타난 착시효과"라며 걱정하는 분위기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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