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사람들이 폴란드 헤움 역에서 바르샤바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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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전날 모라비에츠키 총리와의 전화를 마치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국제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국면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과의 연대를 더욱 보여주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제3국으로 피난한 분들의 우리나라(일본) 수용을 앞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친족과 지인이 일본에 있는 분들을 수용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도적 관점에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하루 입국 인원을 5000명으로 제한하는 미즈기와(水際·국경·항구·항공 등에서 감염원을 차단) 대책을 시행 중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대해 "(난민 수용은) 기본적으로 미즈기와 대책과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인 조정은 지금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런 방침을 모라비에츠키 총리에게 전달했고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일본의 공헌을 평가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일본인이 육로로 폴란드에 입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일 일본 국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설명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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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그동안 난민 인정 및 외국인 정착에 소극적인 나라였다. 세계난민기구(UNHCR)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그간 세계 187개 국가·지역에서 난민으로 인정된 이들이 2022만 1181명인데 이 중 일본이 인정한 난민은 1465명으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적었다.
2020년 일본에서 난민을 신청한 이들은 3936명이지만, 이 중 47명만 난민 인정을 받았다. 난민 인정은 받지 못했으나 인도적 배려를 이유로 일본 체류를 허락 받은 이들은 44명이었다.
이런 일본이 앞장서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미국·유럽연합(EU)과 연대해 러시아에 대해 연일 강력한 제재를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UNHCR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외로 떠난 피란민이 2일까지 약 83만6000명이라고 밝혔다. 절반 이상인 45만4000명이 폴란드로, 그 외 헝가리(11만6000명), 슬로바키아(6만7000명), 몰도바(4만3000명), 루마니아(3만8000명) 등으로 떠났다. EU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3년간 망명 신청 없이 EU 회원국에 머물 수 있는 특별 조치를 취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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