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러시아 내 반전 여론 결집…대규모 체포에도 사흘째 시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는 가운데 러시아 내에서는 반전을 외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 반전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전날까지 이틀간 2천500명 넘는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지만, 이날도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 비정부기구 'OVD-인포'의 트위터에 따르면 이날 34개 도시에서 적어도 492명의 반전 시위 참가자가 체포됐습니다.

이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체포된 사람은 절반가량입니다.

지난 사흘간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로 체포된 사람은 3천93명으로 3천 명을 넘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는 각계의 공개서한도 쏟아졌습니다.

이날 6천 명 넘는 의료계 종사자들이 서한에 이름을 올렸으며, 건축가와 엔지니어 3천400명, 교사 500명도 각각 서한에 서명했습니다.

언론인과 지방의회 의원, 문화계 인사와 다른 직능 단체도 지난 24일 이후 비슷한 서한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유명 현대 미술관 '개러지'는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끝날 때까지 전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전 여론은 온라인에서도 결집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온라인 청원에는 24일 오전부터 이날 저녁까지 78만 명이 서명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에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2개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는데 표를 던졌던 일부 의회 의원도 침공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보통 크렘린궁의 입장을 따르는 공산당 의원 2명도 소셜미디어에서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같은 반전 움직임에 더욱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가 1996년 이후 유예하고 있는 사형 제도를 되살릴 수 있다고 경고해 러시아 내 인권 활동가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회원인 에바 메르카체바는 '재앙'이라면서 "중세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침공', '선전포고' 등으로 표현하거나 우크라 민간인 사망을 다룬 독립언론들의 보도를 삭제하라는 지시도 내렸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인들이 갑작스럽게 닥친 전쟁의 경제적 영향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는 몇 주 전만 해도 달러당 74루블 수준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러당 84루블 안팎에서 거래됐고, 현금 수요는 58배나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가 급등과 자본 유출, 성장 둔화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형 전자 소매업체 DNS의 드미트리 알렉세예프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에서 공급망 문제로 가격을 30% 인상한다면서 "러시아가 왜 전쟁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용철 기자(yckim@sbs.co.kr)

▶ 2022 대선, 국민의 선택!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