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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 "충청 '이 서방' 보따리 볼텨? 사드 이런거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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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권을 찾았다.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권을 향해 “좌파 사회혁명 이념을 공유하는 이권 결탁 세력”, “평양과 생각이 똑같다”며 과거의 '색깔론'에 가까운 공세를 퍼부은 충청에서 이 후보는 전략적으로 통합과 민생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던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충청 사투리를 자주 쓴 이 후보는 종일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는 대통령이 아닌, 경제가 살아날 통합의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유세는 충남 당진ㆍ천안, 세종, 충북 청주 순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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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충남 천안 신셰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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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이 서방은 사드 안 들고 다닌다”



이날 첫 유세지로 충남 당진어시장을 찾은 이 후보는 “제가 좋아하는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의 박달재 밑이 바로 제 처갓집”이라며 “충청의 사위 이 서방이 무슨 보따리를 갖고 왔는지 한번 볼텨”라고 충청 사투리로 인사했다. 배우자 김혜경씨의 부친 고향이 충북 충주인 점을 들어 친근감을 유도한 것이다.

이어 “이 서방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런 거 안 들고 다닌다”며 “저는 충청에 정말 도움되는 보일러나 냉장고, 먹고 살 방안을 들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하며 가능성이 있는 지역 후보 중 하나로 충청권을 언급한 것을 겨냥했다. 이 후보의 말에 “이 서방 최고”라는 환호성이 나왔다.

이 후보는 이날 본인을 ‘통합 후보’로 부각하고, 윤 후보를 ‘분열 후보’로 규정했다.

당진에선 “이재명이 모든 정치세력이 협력하는 대통합 정부를 만들겠다”며 “좋은 인재라면 진영 가리지 않고 다 쓰겠다. 좋은 정책이라면 박정희 정책이든 김대중 정책이든 다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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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충남 당진 어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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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충남 천안에선 양당 체제의 문제점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다당제론과도 맥이 닿아있다. 이 후보는 “상대방이 잘못하면 내게 기회 오는 게 바로 양당 독재 체제 때문”이라며 “이런 정치 환경은 구태정치”라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연설 직전 최근 국민의당 유세 차량 사망사고가 천안에서 일어난 점을 거론, “우리는 공동체 구성원”이라며 묵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충북 청주 유세에서도 “제3 정치세력을 뽑을 수 있도록 정치체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선 분열ㆍ증오ㆍ편 가르기ㆍ갈등 등의 단어로 수식했다. 사드 배치 공약과 선제타격 발언을 콕 집어 “군사 긴장을 높여 보수표를 늘리려는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충청 사투리를 써가며 “(윤 후보가) 사드를 배치한다고 ‘충청도에 갖다 놔 버릴겨’, 이런다. 걔(윤 후보) 진짜 왜 그런데유”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자꾸 남녀 편 가르는 분열된 나라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임기 5년 내내 정치보복이 횡행하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며 경제도 불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 결렬 틈타 중도 확장 박차



이념·정책적으로 윤 후보를 오른쪽 코너로 몰아넣으며 본인이 중도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선 “분열의 정치를 하지 않는 모든 정치세력은 함께 하자”라며 안 후보를 포함한 ‘비(非) 윤석열’ 세력에 러브콜을 보냈다.

아울러 이 후보 측은 '박빙 열세'에 가깝던 판세가 다시 초접전 양상으로 변화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머니투데이ㆍ한국갤럽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21~22일)에서 이 후보는 38.3%, 윤 후보는 39.0%로 오차범위(±3.1%p) 내 접전을 벌였다.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이 후보는 1.4%포인트 오르고, 윤 후보는 1.1% 포인트 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대위 관계자는 “자체 분석 판세에서도 이 후보의 오름세가 뚜렷하다”며 “막판 중도 표심 향배가 매우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도 “야권 단일화 결렬로 판세가 다시금 얼마간 유동성을 띄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가 중도 무당파층으로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당진ㆍ천안ㆍ세종ㆍ청주=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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