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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교수 26명이 평가했다…"대선후보 공약, 실현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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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1일 MBC에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4명의 대선 후보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네 명의 대선 후보 공약을 평가한 결과를 내놨다. 평가단은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한 공약들이 많았다"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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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세 현장에서 어퍼컷과 발차기에 이은 야구방망이까지 등장하며 대선 후보들의 ‘퍼포먼스’ 경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실제 유권자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건 이런 퍼포먼스가 아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다.

한국정책학회(회장 나태준 교수)와 한국행정학회(회장 원숙연 교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로 주요 대선 후보 4명(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의 공약을 평가했다. 총 26명의 교수진이 재정·경제·일자리·부동산·복지·교육·외교·안보 등 각 후보의 11개 분야 공약을 평가했다.

평가단은 4명의 대선 후보 선거캠프에 정책 질의서를 보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3명의 대선후보 캠프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답변을 보내지 않은 이 후보의 공약은 언론에 나온 자료를 토대로 평가했다. 공약 별로 ▶명확성 ▶소망성(국민 수요 반영 여부) ▶재원조달 가능성 ▶법적·정치적 실현 가능성 ▶정책효과성 등을 따졌다.

올해 대선 공약 전반에 대해 평가단은 “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선심성 공약이 남발된다는 비판이 있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시간 계획이 미비된 공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방법론은 달라도 각 후보의 공약이 유사해지고 있다. 국민의 정책 수요에 대한 발굴이 체계화되고 있단 방증”이란 긍정적 평가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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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법구현 등 정책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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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지난 21일 대선 TV토론서 기축통화국 논쟁까지 번진 각 후보의 재정정책 공약과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부동산 공약 평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재정정책 공약



재정 공약에 대해 평가단은 “재원 마련 방안의 구체성이나 중장기적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확대 재정정책을 내세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재정정책에 대한 철학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증세나 국채발행 등 구체적 재원조달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립재정위원회를 운영해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주장한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재정관리와 공공투자의 균형을 잡을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부자 증세를 통해 불평등 해소를 주장한 심 후보에 대해선 “제시된 계획만으론 필요한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재정준칙과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 안 후보에 대해선 “1년 전 재정준칙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아 추가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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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경기도 안산시 유세에서 'GTX-C노선 안산까지 연장' 공약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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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약



네 후보 모두 대대적인 공급 대책을 내세웠다. 평가단은 이 후보의 경우 재정 정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하다”고 했고, 적극적인 재개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윤 후보에 대해선 “집값 상승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가격 안정의 목표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이외에도 국방 공약과 관련해 “네 후보 모두 ‘스마트 강군’을 내우며 국방 개혁을 약속했지만, 구체적 재원 조달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육ㆍ해ㆍ공ㆍ해병대 등 준4군 체제로 개편을 추진하는 이 후보에 대해선 “군 개편 과정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미흡하다”고 했고, 무기체계와 국방운영 등에 대한 혁신을 강조한 윤 후보는 “어떻게 혁신을 추진할 것인지가 빠졌다”고 진단했다.

평가에 참여한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마다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함께한 경우는 드물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교수는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며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면밀히 따져볼수록 대선 후보들도 더 좋은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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