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MBC에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4명의 대선 후보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네 명의 대선 후보 공약을 평가한 결과를 내놨다. 평가단은 "실현 가능성이 낮거나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한 공약들이 많았다"고 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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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세 현장에서 어퍼컷과 발차기에 이은 야구방망이까지 등장하며 대선 후보들의 ‘퍼포먼스’ 경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실제 유권자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건 이런 퍼포먼스가 아닌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다.
한국정책학회(회장 나태준 교수)와 한국행정학회(회장 원숙연 교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로 주요 대선 후보 4명(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의 공약을 평가했다. 총 26명의 교수진이 재정·경제·일자리·부동산·복지·교육·외교·안보 등 각 후보의 11개 분야 공약을 평가했다.
평가단은 4명의 대선 후보 선거캠프에 정책 질의서를 보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제외한 3명의 대선후보 캠프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답변을 보내지 않은 이 후보의 공약은 언론에 나온 자료를 토대로 평가했다. 공약 별로 ▶명확성 ▶소망성(국민 수요 반영 여부) ▶재원조달 가능성 ▶법적·정치적 실현 가능성 ▶정책효과성 등을 따졌다.
올해 대선 공약 전반에 대해 평가단은 “재정을 고려하지 않는 선심성 공약이 남발된다는 비판이 있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나 시간 계획이 미비된 공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방법론은 달라도 각 후보의 공약이 유사해지고 있다. 국민의 정책 수요에 대한 발굴이 체계화되고 있단 방증”이란 긍정적 평가도 내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사법구현 등 정책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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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지난 21일 대선 TV토론서 기축통화국 논쟁까지 번진 각 후보의 재정정책 공약과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부동산 공약 평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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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 공약
재정 공약에 대해 평가단은 “재원 마련 방안의 구체성이나 중장기적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확대 재정정책을 내세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재정정책에 대한 철학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증세나 국채발행 등 구체적 재원조달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독립재정위원회를 운영해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주장한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선 “재정관리와 공공투자의 균형을 잡을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부자 증세를 통해 불평등 해소를 주장한 심 후보에 대해선 “제시된 계획만으론 필요한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지적했고, 재정준칙과 재정 건전성을 강조한 안 후보에 대해선 “1년 전 재정준칙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아 추가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경기도 안산시 유세에서 'GTX-C노선 안산까지 연장' 공약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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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약
네 후보 모두 대대적인 공급 대책을 내세웠다. 평가단은 이 후보의 경우 재정 정책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하다”고 했고, 적극적인 재개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윤 후보에 대해선 “집값 상승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가격 안정의 목표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평가단은 이외에도 국방 공약과 관련해 “네 후보 모두 ‘스마트 강군’을 내우며 국방 개혁을 약속했지만, 구체적 재원 조달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육ㆍ해ㆍ공ㆍ해병대 등 준4군 체제로 개편을 추진하는 이 후보에 대해선 “군 개편 과정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미흡하다”고 했고, 무기체계와 국방운영 등에 대한 혁신을 강조한 윤 후보는 “어떻게 혁신을 추진할 것인지가 빠졌다”고 진단했다.
평가에 참여한 윤지웅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각 후보가 내세운 공약마다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함께한 경우는 드물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교수는 “정책 역시 수요와 공급의 문제”라며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면밀히 따져볼수록 대선 후보들도 더 좋은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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