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울산에서 유세를 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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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치 신인’답지 않게 거침없는 퍼포먼스로 유세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윤 후보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친화력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게 선거대책본부의 자체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스타일’을 대선일까지 그대로 밀어붙여 막판 승기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어퍼컷 세리머니, 尹 '즉흥' 작품
15일 공식 선거운동 개시 후 윤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퍼포먼스가 있다. 윤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하늘 위로 번쩍 들어 올리는 ‘히딩크 어퍼컷’과 검지와 중지를 펴서 기호 2번의 승리를 뜻하는 ‘브이(V)’ 세리머니다.
이런 제스처는 전부 윤 후보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었다. 당 관계자는 20일 “윤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힘을 주려고 부산 첫 유세 때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다 보니 트레이드마크가 됐다”며 “현장에서 소통하는 재능을 타고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 유세에 익숙해진 덕분인지 ‘원고’에 의존하지 않는 모습에서도 윤 후보의 자신감이 읽힌다. 그는 유세 첫날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출정식 연단에 올라서는 미리 준비해온 연설문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이후 일정부터는 원고를 거의 보지 않았다. 급기야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고향 경기 성남시 유세 때는 연단에서 원고가 아예 사라졌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안에선 윤 후보가 ‘현장 정치 체질’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선대본 관계자는 “윤 후보의 말 실수가 자주 부각돼 걱정이 많았지만 예상 외로 현장 적응 능력이 뛰어나다”며 “전략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라 윤 후보의 개인기가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스스로도 측근들에게 “현장에서 유권자들과 호흡할수록 흥이 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남은 보름, '실점 최소화' 나선다
국민의힘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 목표를 ‘실점’ 최소화에 맞추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유세 연설을 할 때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예로 드는 등 다소 과격한 언사에 비판 여론이 있는 만큼, ‘실언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선대본 관계자는 “득점과 실점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윤 후보에게 보다 부드러운 표현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고, 윤 후보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강점이 확인된 만큼, 윤 후보는 20일 별도 유세 일정을 잡지 않았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대선후보 TV토론회 준비를 위해 ‘경제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그는 TV토론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을 조목조목 따져 물으며 ‘정책에도 강한 윤석열’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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